이순우 우리은행장, 연임 포기…'관치' 논란 재점화?
이순우 우리은행장, 연임 포기…'관치'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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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임직원에 "소임 다해"…'서금회' 이광구 부행장 유력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사실상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최근 유력 후보로 떠오른 이광구 부행장이 최종 후보로 낙점될 가능성이 커졌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행장은 전날 저녁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여러분과 함께 해온 민영화를 위한 발자취를 돌이켜 볼 때 이제 저의 맡은바 소임은 다한 것으로 여겨진다"며 "회장 취임시 말씀드렸던 대로 이제는 그 약속을 지켜야 할 때라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연임할 뜻이 없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행장은 "최근 민영화의 마지막 단계까지 많은 도움을 준 고객들과 우리사주조합 결성을 위해 애쓴 노동조합, 그리고 함께 동고동락해왔던 직원 여러분 덕분에 (우리은행) 소수지분매각 청약률 130%라는 높은 성과를 거두게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고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 행장이 연임을 포기한 데에는 그가 최대 과제로 삼았던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이 결국 실패로 돌아간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관측된다. 이 행장은 지난해 취임식에서 "37년 금융생활의 마지막을 걸고 민영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에 걸림돌이 된다면 임기에 상관없이 회장직을 내려놓을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행장은 임기 만료일인 오는 30일 은행장 자리에서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 통상 은행장 임기는 3년이지만, 이 행장의 경우 민영화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겠다는 결의 차원에서 임기를 기존보다 절반 줄인 1년6개월로 결정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차기 행장 후보로 급부상한 이광구 부행장이 사실상 내정된 데 따른 결정이라는 해석도 분분하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유력시 됐지만, 행장후보추천위원회 가동 이후 이 부행장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면서 '2파전' 양상이 구축됐다. 특히 이 부행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된 '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서금회)' 멤버인 것으로 알려지며 '내정설'까지 돌았던 상황이다.

이에 따라 차기 우리은행장 인선 결과에 따라 금융권의 '관치금융' 논란이 또 다시 고개를 들 전망이다. 서금회 출신 인사들이 박근혜 정권 들어 주요 금융기관의 핵심 자리를 꿰차는 일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서금회 출신 CEO로는 홍기택 KDB금융지주 회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정연대 코스콤 사장 등이 있다. 최근 KDB대우증권도 서금회 멤버인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신임 사장에 선임했다.

한편, 우리은행 행추위는 이날 2차 회의에서 차기 행장 후보를 압축하고, 오는 5일 면접을 통해 최종 행장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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