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3대 국제통화 등극…장단기 향방 엇갈릴 듯
위안화, 3대 국제통화 등극…장단기 향방 엇갈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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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 강세…단기 약세 압력 강화"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IMF(국제통화기금)가 중국 위안화를 특별인출권(SDR) 기반통화(바스켓)로 편입했다. 위안화가 미 달러화,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와 함께 5대 기축통화로 발돋움한 것이다. 이에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위안화 신뢰도 향상과 동시에 중장기적 수요 증대로 위안화 가치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향후 1년 사이의 단기적 관점에서는 시장 영향력 강화와 함께 강달러 기조를 반영해 약세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 변동성이 확대될 조짐이다.

IMF는 30일(현지시간) 집행이사회를 열고 내년 10월 1일부터 위안화를 SDR 바스켓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편입 비율은 10.92%로 엔화(8.33%)와 파운드화(8.09%)보다 높게 설정됐다. 달러화(41.73%)와 유로화(30.93%)에 이어 3번째다.

SDR은 회원국들이 외화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을 때 IMF에서 담보없이 자금을 인출할 수 있는 권리다. 인출 가능한 바스켓 통화는 당초 16개로 출발했으나, 1980년 5개 통화(달러화, 엔화, 파운드, 프랑, 마르크)로 재편됐다. 위안화 편입은 유로화 도입으로 구성을 달리한 2000년 이후 15년 만의 변화다.

이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위안화의 SDR 통화 편입은 중국의 세계경제 통합을 위한 중대한 이정표"라며 "위안화 편입은 세계 경제 여건을 더 잘 반영하기 위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 미국 워싱턴D.C.내 국제통화기금(IMF) 건물 외관. IMF는 이곳에서 11월 30일(현지시간) 중국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기반통화(바스켓) 편입을 결정했다.(사진출처=연합뉴스)

SDR 편입을 위해서는 수출 기준과 자유로운 이용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무역 대국인 중국의 2010년~2014년 수출액은 연평균 1조5000억SDR에 달해 세계 수출 중 11%를 차지한다. 거래 자유도에 있어서는 지난해 기준 전체 자산 중 위안화 자산이 7위, 위안화 무역 결제는 8위 수준이었다. 이를 들어 IMF도 지난 8월과 10월 위안화의 SDR 편입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으나, 시진핑 국가주석의 전방위 외교 이후 미국 등의 지지를 얻어내면서 편입을 확정하게 됐다.

위안화가 국제통화 지위를 확보하면서 위안화를 둘러싼 시장의 불신은 완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일단 내년 10월 편입까지 시차가 존재하고 이미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위안화 자산이 1000억달러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환율시장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위안화 강세를 염두에 둔 포트폴리오 조정이 시장에서 상당부분 이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장기적으로는 자산 다변화 수요와 함께 위안화 가치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높다. 스탠다드차타드는 2015년 현재 2% 수준인 세계 외환보유액의 위안화 비중이 2020년에는 5%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고, 특히 내년에는 수요가 집중되면서 850억달러가 유입될 것으로 관측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전세계 외환보유액의 10%가 위안화 자산으로 편입될 시 그 규모가 현 중국 주식·채건 시장 시가총액의 12%를 초과한다고 보고,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및 연기금, 국부펀드에 있어 위안화 자산 비중 확대가 필연적인 것으로 판단했다.

단기적으로는 약세 압력이 강화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 안정을 위해 기준환율을 끌어올려왔으나, 시장 개방이 가속화되고 환율의 시장 영향력이 높아질 경우 위안화가 약세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강달러 압력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의 중국 성장 둔화 우려도 수출 증대를 위해 정부가 위안화 약세를 용인할 수 있는 요인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중국 당국이 그동안 위안화 바스켓 통화 편입을 위해 환율을 관리해오면서 달러화 강세 기조를 거의 반영하지 않았다"며 "SDR 편입으로 시장 환율을 주로 반영해간다면 부진한 경기 여건과 강달러를 반영해 추후 1년은 약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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