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헬스·삼성페이 등 新성장동력 중점투자
[서울파이낸스 박진형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후 삼성전자의 3대 플랫폼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는 이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단행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기반이 마련됐으며, 그는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병석에 누운 지난 2014년부터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중점으로 투자를 단행해 왔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스마트홈(스마트싱스), 스마트헬스(S헬스 등), 삼성페이 사업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4년 8월 사물인터넷(IoT) 개방형 플랫폼 개발업체 '스마트싱스(SmartThings)'사(社)를 2억달러에 인수했다. 이어 2015년 2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원천기술을 가진 '루프 페이(Loo Pay)'를 2억5000만달러에 사들였다. 스마트싱스를 인수하는 6주, 루프 페이를 인수하는데 3달 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인수가액을 낮추기 보다는 속전속결로 마무리한 것.
또 이달 초 'CES 2016'에선 자사 스마트워치 '기어S2'를 연내 애플 iOS와 연동을 지원한다고 발표하면서 '애플에 삼성 심기'에 나섰다. '기어 매니저'뿐만 아니라 'S 헬스'와 같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헬스 관련 애플리케이션 출시가 예상되면서 삼성이 본격적인 스마트헬스 사업을 대비해 기반 닦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스마트싱스 허브', 2016년형 SUHD TV 전 모델 탑재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되는 SUHD TV 신제품 전 모델에 '스마트싱스 허브' 기능을 탑재한다. 스마트홈을 구성하는 구심점으로 TV를 사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용자는 이를 통해 삼성전자, 보스, 슈리지 등 200여개 브랜드의 가전, IP카메라, 조명, AV(오디오·비디오), 잠금장치 등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소비자부문 IoT 기기는 지난해 30억2300만대에서 올해 40억2400만대로 33.1% 늘어날 전망이며, 오는 2020년엔 135억9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는 물론, 여러 IT업체들이 각자 IoT 플랫폼을 앞다퉈 내놓는 이유다.
스마트싱스는 향후 삼성전자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현재 스마트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시공간 제약없이 스마트홈 조작이 가능한데, 삼성전자의 전장부품을 탑재한 차량에서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미국에 이어 한국에 출시될 '패밀리허브' 냉장고도 동글 방식의 스마트싱스 허브를 지원하며, 외장형 삼성 스마트싱스 허브도 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 카드 대체할 '삼성페이', 글로벌시장 공략 박차
모바일 간편 결제서비스인 '삼성페이'도 보폭을 넓힌다. 삼성전자는 올해 삼성페이를 중국, 영국, 스페인, 호주, 차이나, 브라질 등에 출시할 계획이다.
해당 서비스는 기존 카드결제기에 갖다 대기만 하면 바로 결제되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기술 기반으로 신용카드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안드로이드페이', '애플페이' 등이 NFC 결제단말이 있는 곳에서만 사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루프페이(現 삼성페이) 인수는 이 부회장의 신의 한수라고 평가받는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올해 모바일 간편 결제서비스를 이용한 결제액은 전년 대비 226% 늘어난 742억8700만달러로, 오는 2020년엔 7451억238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액의 수수료만 가미되도 그에 따른 수익이 엄청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삼성페이 이용에 따른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삼성페이가 보편적인 글로벌 서비스로 확산될 때까지 이같은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사용자 확대의 일환으로 삼성페이 지원 단말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갤럭시S6 시리즈', '갤럭시노트5'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적용해 처음으로 선보였지만, 최근 2016년형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5·A7'에도 해당 기능을 탑재시켰다.
아울러 삼성페이는 연내 미국에서 온라인결제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페이팔' 등 기존 온라인결제시장 강자를 꺾고 온·오프라인 결제 시장을 모두 장악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선 향후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수수료 부과를 통해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첨단 IT기기·新플랫폼 통해 스마트헬스 공략 나서
스마트워치 기어S2의 연내 iOS 연동 지원 발표는 삼성전자 스마트헬스 사업의 잠재적 영향권을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iOS 시장으로까지 넓혔다. 두 운영체제(OS)의 합산 점유율이 스마트폰 OS 시장에서 95% 이상 차지하고 있어 의미가 크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기어S2 연동을 기점으로 단말 관리 및 스마트헬스 관련 앱 'S헬스' 등을 iOS 버전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초기에는 기존과 같은 단순 피트니스 기능만 지원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엔 생체정보를 수집해 의료진에게 전달, 최종 처방까지 이어지는 원격의료사업으로 연계될 가능성이 크다.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삼성전자 첨단 IT기기가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에서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달 삼성전자가 양산을 시작한다고 밝힌 '바이오 프로세서(S3FBP5A)'가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되면 △체지방과 골격 근량 △심박수 △심전도 △피부 온도 △스트레스 반응 등의 생체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이 중 심전도, 심박수 등을 별도의 알고리즘을 통해 조합하면 혈압 측정도 가능해 혈압 관리가 필요한 고혈압 환자에게 유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실시간으로 생체정보를 수집해 알려주는 S헬스를 활용한 새로운 스마트헬스 플랫폼을 테스트하고 있다. 미국 앱 개발사 웰닥과 협업해 개발한 '블루스타-S'를 캐나다 토론토에 거주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험 서비스하고 있는 것이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32.3% 성장한 190억1900만달러로 추산되며, 오는 2020년엔 580억8000만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