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이냐, 기우냐…혼란 부추기는 부동산 전망
공급과잉이냐, 기우냐…혼란 부추기는 부동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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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최근 국책기관들이 부동산 전망에 대해 각기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어 수요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16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주택시장 긴급진단' 세미나에서 "지난해 분양 물량이 52만가구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하반기 미분양 증가 현상이 나타나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하지만 2008년 이후 공급 누적 물량과 분양 물량 대비 미분양 발생 수준 등을 분석한 결과 공급과잉으로 인한 본격적인 조정국면으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는 미분양 물량 증가가 '입주대란→가격폭락→장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그는 작년 공급물량은 과거 공급부족분을 고려할 때 시장수용이 가능한 수준이고 2017∼2018년 입주물량 증가가 과거 공급 부족분 이내인데다 높은 전세가율에 의한 매매전환 등에 의해 일정 수요가 유지된다는 등의 이유로 최근 공급과잉이 장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주장했다.

노 연구원은 "최근 미분양 증가 현상은 단기간에 분양 물량이 급증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양 물량대비 미분양 수준은 자연발생적 범위"라며 "미분양 물량은 올 6월 7만3972가구까지 증가한 이후 점차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황에서 시장왜곡 등 부담이 있는 정부 개입보다 시장의 자율적 조정을 유인하고 지속적으로 공급시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은행, 한국감정원과 같은 국책기관들은 지난해 시작된 신규주택 공급과잉이 올해까지 이어지면 당장 내년 주택시장이 침체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KDI는 '최근 아파트 분양물량 급증의 함의'란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건설사들이 분양한 아파트는 49만가구로 2000~2014년 평균(연 27만 호)의 2배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빌라 등 주택까지 더하면 주택 공급 물량은 약 70만가구로 뛴다. 2011년 이후 늘어난 가구 수(연평균 27만가구)와 멸실된 가구(연평균 8만가구)를 합해 추산한 국내 신규 주택 수요는 연 35만가구 정도다.

KDI는 분양 물량이 1% 늘어나면 3년 후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0.3% 안팎 늘어난다고 추정했다. 올해처럼 주택 수요가 양호하더라도 2018년 미분양은 지난해보다 약 5000호 많은 2만1000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했다.

송인호 연구위원은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는 것은 이미 열악한 건설업의 수익성과 현금 흐름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분양 물량 급증이 중장기적으로 주택·금융시장에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발간한 '11월 지역경제보고서'에서 향후 주택 매매가격이 공급과잉,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 시행 등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상승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주택산업연구원도 연말 내놓은 올해 전망에서 주택시장의 변수로 △전세 △공급 △가계부채 △대출규제 △금리 등을 꼽으며 주택시장 침체을 우려했다. 실제로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8월 3만1698가구, 9월 3만2524가구, 10월 3만2221가구, 11월 4만9724가구로 증가세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국책기관들 조차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면서 수요자들뿐 아니라 건설사들도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책기관들이 상반된 입장을 발표하고 있어 수요자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지 헤매고 있는 실정이다"며 "국책기관들이 서로의 머리를 맞대 소비자들의 혼란을 막을 수 있는 입장을 하루빨리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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