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배당수익률, 여전히 G20 '바닥권'
국내 상장사 배당수익률, 여전히 G20 '바닥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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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국내 기업들이 배당 총액을 늘리고는 있지만 연간 배당금을 연말 시가총액으로 나눈 배당수익률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여전히 바닥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은 낮은 수준의 배당수익률이 한국 주식 가치를 낮추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14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시장조사 기관인 톰슨로이터가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편입된 한국 상장사(107개사)를 상대로 지난 9일 현재 추정한 향후 1년간 배당수익률은 평균 2.01%다.

MSCI에 편입된 기업은 한마디로 그 나라를 대표하는 상장사로, 9일 이들 기업의 주식 100만원어치를 샀다면 앞으로 1년간 평균 2만100원가량을 배당으로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미다.

톰슨로이터가 MSCI에 편입된 기업들을 상대로 나라별 배당수익률을 추정한 결과를 보면 한국 상장사의 배당 수준은 G20 중 데이터가 입수되지 않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르헨티나, 터키 등 3개국을 뺀 17개국 가운데 16위다.

나라별로는 호주와 러시아가 각 5.24%로 제일 높고 이탈리아(4.65%), 브라질(4.64%), 영국(4.54%)도 한국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프랑스(3.82%), 유로존(3.78%), 남아프리카공화국(3.46%), 독일(3.40%), 캐나다(3.38%)는 3%대다.

이어 미국(2.33%)이나 일본(2.50%)은 물론 인도네시아(2.59%), 중국(2.97%), 멕시코(2.18%)도 한국보다 높다. 인도(1.90%)만 한국보다 배당수익률이 낮은 수준이다.

다만 최근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고는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동 본사 부지 매각 등으로 대규모 흑자를 낸 한국전력은 2015 사업연도에 대해 주당(보통주 기준) 현금배당금으로 3100원을 결정했다. 전년도(주당 500원)의 6배를 넘는 수준이다.

롯데제과도 기말 배당금이 전년말 주당 5200원에서 1만1270원으로 늘었고 신한지주(950원→1200원), SK하이닉스(300원→500원)도 배당을 비교적 많이 늘렸다.

그러나 한국 대표기업 삼성전자는 주주친화 정책으로 자사주를 대규모 매입·소각하면서 기말 배당금을 1만9500원에서 2만원으로 늘리는 데 그쳤다. 엔씨소프트(3430원→2747원) 등 일부 상장사는 배당을 줄이기도 했다.

삼성증권이 이들 기업을 포함해 코스피200에 속한 12월 결산법인 중 190여 곳의 2015 사업연도에 대한 기말 배당금을 집계한 결과, 올해 4월 전후로 지급될 배당금은 총 17조2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아직 전체 12월 결산법인 상장사의 배당금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올해 배당금은 이미 사상 최대치를 예약해 놨다. 역대 최대인 지난해 연간 코스피 상장사의 배당금도 16조원대에 그쳤기 때문이다.

코스피 상장사의 연간 배당금 규모는 2000년대 초반까지도 4조∼8조원 수준이었으나 중반 무렵부터 10조원대를 넘었다. 2011년 16조원대로 급증한 뒤 3년 연속 감소하다가 지난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한국의 배당수익률은 G20의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낮을 뿐만 아니라 종전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의 종전 최고 배당수익률은 2008년의 2.58%다.

배당수익률은 시가총액에 대한 배당금으로 산출하는데, 당시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주가가 급락하면서 배당수익률이 급등했다.

이 같은 한국 기업들의 '짠물 배당' 배경엔 불투명한 지배구조 문제 등 복합적 요인이 꼽히고 있다. 재벌로 상징되는 기업 오너들이 기업 내부 유보금을 쌈짓돈처럼 생각하던 과거의 인식과 문화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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