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운용 "경기민감株 강세는 美 경제 반등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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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실적개선…장기투자 답은 성장주"

▲ 프랭크 카루소 미국 성장주 CIO(사진)가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B자산운용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미국 경기민감주와 성장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AB자산운용)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AB운용은 25일 최근 미국 시장에서 나타난 성장주 대비 경기민감주의 강세가 미국 경제가 호전되고 있다는 긍정적 시그널(신호)라고 분석했다. 다만, 장기 투자 측면에서는 거시 변수에 휘둘리지 않는 성장주가 더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고수했다.

AB자산운용의 프랭크 카루소 미국 성장주 CIO(Cheif Investment Officer, 최고투자책임자)는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B자산운용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분석했다.

이날 프랭크 카루소 CIO는 "최근 7주간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자성향이 빠르게 바뀌었다"며 "당초 국제통화기금(IMF)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연초 경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지만, 지금 미국 시장은 놀랄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많은 투자자들은 좋은 성과를 낸 성장주를 오래 담고 있었다"며 "반대로 원자재, 에너지 관련주 등 경기민감주에 대해서는 숏포지션을 취하고 있었다"고 진단했다. 현재 성장주 위주에서 경기민감주 위주로의 투자전략 전환 흐름이 단기간 이뤄졌다는 의미다.

경기민감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강화된 데는 헤지펀드들의 2가지 포지션 변화가 주효했던 것으로 관측됐다. 그는 "헤지펀드들은 변곡점에서 포트폴리오에 두가지 변화를 꾀했다"며 "성장주 위주에서 경기민감주 위주로의 투자전략 전환은 펀더멘털(기초여건)적 요인이 아닌 기술적 요인에 기인했다고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적 요인에 의한 경기민감주의 강세는 곧 미국 경제가 호전되고 있다는 시장의 긍정적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풀이했다.

헤지펀드들은 우선적으로 장기 보유 중이던 주식들의 엑스포져(위험 노출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특히 성장주 관련 엑스포져를 줄여나가는 데 방점이 찍혔다. 두번째 전략은 '디리스킹(리스크 줄이기)'으로, 단기 보유 포지션을 커버하는 전략이었다. 숏 포지션을 과도하게 가져갔다고 판단한 헤지펀드들은 이를 커버할 업종을 찾기 시작했고, 최근 2~3년 동안 가장 산업재, 에너지, 소재주에 대한 매입 비중을 늘렸다.

다만, 프랭크 카루소 CIO는 당장의 주가 상승에 들뜨기보다는 펀더멘털적 변화를 눈여겨볼 시점이라는 주문을 덧붙였다. 미국 달러 가치와 유가 등의 변화를 보면 미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을 내다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지금처럼 유동성이 높고 수익을 내야한다는 투자자들의 압박이 높은 상태에서 시장가격이 바뀌었다고 하는 신호가 갖는 가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것보다도 의미있게 바뀐 상황이 있다면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섰고, 에너지가격이 조금 더 올랐다는 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펀더멘털적 변화는 미국 기업들이 바닥을 다지고 반등해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란 근거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실적이 상승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민감주의 강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지는 추세적 흐름이라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그럼에도 결국 장기 투자 관점에서 볼 때는 경기민감주도 성장주의 수익률을 뒤쫓아가지는 못할 것이란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투자에 있어 거시 지표와 정치 이슈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많은 선택지들을 앞뒀을 때, 성장주 만한 수익률을 가져다주는 상품은 없다는 분석에서다.

그는 "단기적으로 올 하반기를 보면 동의하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의 성장의 원천은 변함없다고 본다"며 "결국은 미국의 소비자들, 미국의 기술, 미국과 관련된 헬스케어 쪽이 핵심이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저희가 생각하는 성장주는 지금도 수익성이 좋지만 앞으로 가치창출을 할 수 있는 투자여력이 높은 회사"라며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는 성장형 기업이라면 경기 상황과는 무관하게 번영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미국의 종합 스포츠웨어 및 운동화 브랜드 나이키(Nike)의 경우, 만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감소하는 등 중대한 매크로 변수가 발생해도 기존 14%에 달했던 성장 예상치가 8%로 줄어드는 수준에 불과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변동성이 높아지는 미국 시장에 대한 자신감도 그대로 고수했다. 기본적으로 전세계 시장 중 미국 시장이 단연 투자 규모, 유동성, 경제적 다양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으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성장주 투자조건 2가지를 충족시키는 글로벌 기업 중 53%가 시가총액 기준 미국시장에 포진돼 있다는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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