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株, 2Q 실적 뒷걸음질에도 주가는 '好好'
증권株, 2Q 실적 뒷걸음질에도 주가는 '好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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低평가·高배당 기대…'거래시간 연장' 등 호재 반영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기자] 올 2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이 일제히 저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주가는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저평가된 주가와 증시 거래시간 연장, 발표 예정인 정부의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방안' 등이 기대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국내 주요 9개 증권사의 올 2분기 합산 실적 추정치는 영업이익 5247억원, 순이익 4160억원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5%, 전 분기대비 7.2% 감소한 것으로, 순이익도 전년 동기대비 49.7%, 전 분기대비 8% 줄어든 수치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거래대금은 소폭 회복했지만, ELS(주가연계증권) 등 파생결합증권의 운용과 판매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이 부진한 상황"이라며 "채권 관련 평가와 처분이익도 과거에 비해 기여도가 낮아진 것이 실적 부진의 주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 연일 상승세인 증권株. (사진 = 키움증권 영웅문 캡쳐)

증권업종이 부진한 성적표를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투자자들의 잇따른 '사자' 행보에 주가는 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증권업종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18p(0.35%) 상승한 1784.07에 거래를 마치며 5거래일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다음날 1573.42로 고꾸라진 이후 한 달 새 13% 수직 상승하며 석 달 새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한 총 33개 증권 종목 가운데 25개 종목이 오름세로 거래를 마쳐 상승 우위 국면을 보였다. 하락 종목은 4개에 불과했다.

투자자들이 실적과 상관없이 증권주를 담는 것은 밸류에이션 밴드 하단 부분의 낮은 주가 수준과 높은 배당이 주 요인으로 관측된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부 종목의 주가 급등에도 증권업종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8배로, 2008년 금융위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상 부담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증권사의 예상 배당수익률 평균은 3.3%로 유가증권시장 평균(1.7%) 두 배가량 웃돈다"면서 "특히 △NH(5.5%) △메리츠(5.3%) △현대(4.7%) 등의 배당 매력이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높은 배당수익률로 증권업종 주가의 하방 경직성은 확보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내달부터 증시 거래 마감 시간이 30분 연장되는 것도 증권주의 수혜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점심시간 휴장 폐지 이후 국내 증시의 16년 만의 변화다.

거래시간이 1시간 증가했던 2000년 5월의 경우 실제 거래대금 변화는 미미했지만, 증권주의 상승이 돋보였다. 당시 증권업종 지수는 거래시간 증가 이후 1주 만에 17%, 1개월 만에 53% 급등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의 수익률(-10%·7%)을 크게 초과한 수치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지난해 12월 7조1000억원에서 지난달 9조1000억원으로 증가 추세라는 점과 증권업종의 분기이익증감률이 3분기부터 플러스로 전환된다는 점 또한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이달 말 발표 예정인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방안' 역시 투자자들이 증권주를 사들일 요소로 꼽힌다.

초대형 IB 육성방안은 △자기자본 5조원 이상 증권사에 적용 △예금자보호가 되는 종금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허용 △법인자금 지급 결제, 외국환 업무 허용 △국제결제은행(BIS) 자본규제를 적용한 레버리지 비율 확대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체적인 내용은 나와봐야 알겠지만, 종합금융형 CMA(종합자산관리계좌)와 법인지급결제 허용 등 전반적인 규제 완화에 따라 대형증권사들에 수혜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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