河행장, 집값 적정 발언 '잔잔한 파문'
河행장, 집값 적정 발언 '잔잔한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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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 "지나치게 상업적 발언"...외국계 자본에 대한 배타성도 드러내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 현직 은행장의 집값에 대한 발언이 '잔잔한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발단은 최근 연임에 성공한 미국계은행인 한국씨티은행 하영구 행장이 23일 기자들과 만난자리에서 "한국의 집 값이 소득과 비교해 봤을 때 높은 수준이 아니다"고 말하면서부터.

하 행장은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해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높다고 볼 수는 없다"며 "전세계적인 유동성 과잉 현상으로 주식,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일부 조정받을 수는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한단계 레벨업 될 가능성이 더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 행장은 특히, "은행의 담보인정비율(LTV)은 안전한 수준"이라며 "한국 은행들의 LTV 수준은 세계적으로 봐도 높지 않다"고도 했다.

이같은 하 행장의 '소신발언'이 일부 언론을 통해 온라인상에 퍼지자 네티즌들의 반응이 의외로 뜨겁게 나타나고 있는 것.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 이다. "소매금융(가계대출)으로 실적을 올리려고 부추기는 것이다" 고 꼬집는 경우가 다수. 그리고, 외국계 은행장 입장에서 지나치게 상업적인 의도를 풍기는 발언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이같은 적극적인 반응은 부동산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돼 있는 데다, 전날 국회 건교위 법안심사소위의 주택법개정안 심사가 무산되는등 최근의 분위기나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지적이다.
 
하 행장이 특히 이날 '국내은행'의 정의와 관련 "국내에서 영업하면서 국내 법규를 준수한다면 국내은행으로 부르는 것이 옳다"고 말한 대목도 네티즌들의 관심을 끄는 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하 행장의 발언의 의도는 외국계은행장으로서 지분율과 연관시켜 '국내은행'을 정의하는 배타적인 사회적 풍토때문에 영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순수한 심정에서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집값발언이 최근의 사회적 분위기나 정서와 다소 괴리가 있는 데다, 집값발언과 외국계은행장의 비즈니스 마인드를 연관 정서적 거부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과거 같으면, 현직 은행장의 이같은 '소신발언'은 예상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관치금융등 분위기상 보수적인 은행원의 입장에서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극단적으로 자신의 견해를 표시하는 것을 암묵적으로 기피해왔던 것.
특히, 하 행장의 국내 부동산 가격 저평가론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억제책과 그에따른 부동산시장 안정세와는 어찌보면 배치되는 주장이어서 더더욱 그렇다.
  
아무튼, 민간경제연구소는 물론,  최근 금감원까지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은행등 금융기관 부실증가 위험을 경고하고 나선 상황에서 현직 은행장이 이에 반하는 '소신발언'을 한 것이어서 다소 의외라는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반응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그러면서도, 하 행장의 언급이 다양한 시각중 하나로 받아 들여지는 사회적 다양성 측면에서 자연스럽게 소화되는게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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