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기술유출 현실로?…핵심인력 퇴직 '급증'
조선업 기술유출 현실로?…핵심인력 퇴직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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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현대중공업

지난해 빅3 핵심인력 1091명 퇴사…"퇴직자 관리 필요"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핵심인력 퇴직으로 국가핵심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조선사들이 인력을 대폭 줄이고 있어 인재 및 기술 유출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23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조선 빅3의 핵심기술인력(R&D, 설계, 생산관리 인력) 퇴직자는 1091명으로 10%를 차지한다. 2013년 200여명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대폭 급증한 수치다.

특히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5일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대우조선해양 퇴사자 현황을 보면 2011년부터 올해 현재까지 대우조선의 퇴사자 수는 총 3555명이다.

이중 기술본부 인력은 628명으로 부실이 드러난 지난해 이후 퇴사한 기술본부 인력은 328명에 달한다. 전체 기술본부 퇴사자 중 52%가 1년 반 사이에 퇴직한 것이다. 생산본부 인력 퇴사자는 전체 퇴사자 3555명 중 1399명(39%)로 퇴사인력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년퇴직을 앞둔 고숙련 기술인력은 몇 년 전의 호황 때처럼 재고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는 조선업 불황으로 인한 인력 구조조정의 여파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조선업 인력은 총 20만3000여명으로 2014년 대비 1300명 넘게 줄었다. 조선업 인력은 2010년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지만 5년 만인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감소세는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특히 조선업 인력 감소로 인한 인재들이 중국 등 경쟁국가로 빠져나갈 경우 핵심기술 유출을 우려하고 있다.

황보승면 부산대 조선해양플랜트연구센터 교수는 "최근 거제도에서는 중국과 일본에서 헤드헌터 들이 국내 LNG 기술자들을 챙겨가려 하고 있다"며 "국내 조선업 인력이 쏟아져 나오고 기술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LNG선박의 경우에는 한국 기술이 최고이기 때문에 인력이 유출된다면 국가핵심기술이 아니더라도 초기 기본설계나 기술들도 가치가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국가핵심기술은 해외로 유출될 경우에 국가의 안전보장 및 국민경제의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산업기술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 조선업의 국가핵심기술은 LNG선 카고탱크 제조기술, 3000톤 이상 선박용 블록탑재 및 육상에서의 선박건조 기술 등 총 7종이다.

국가핵심기술을 관리하는 국가정보원 산하 산업기밀보호센터의 기술유출 컨설팅 관계자는 "핵심기술 유출의 가장 많은 유형은 퇴직자에 의한 유출"이라며 "최근 조선업황 상 기술유출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보 교수는 "정부와 협회에서 조선업 퇴직자에 대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에 있지만 장기적인 계획이 보이지 않는다"며 "조선 경기가 다시 살아났을 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퇴직자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선해양플랜트협회 관계자는 "올 상반기 퇴직자 가운데 실제 선박설계, 생산기술 등 핵심기술 분야의 고숙련 인력의 규모는 작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핵심기술인력의 경쟁국 유출 방지 및 재취업 지원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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