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쇼크'에 정치인 테마주 '기승'…文-非朴'급등'·潘 '급락'
'최순실 쇼크'에 정치인 테마주 '기승'…文-非朴'급등'·潘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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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불확실성과 연관"…실적·가치와 무관 '주의'

[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씨 국정농단 의혹이 일으키는 파장이 며칠째 주식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최순실 쇼크' 여파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증시는 연일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유력한 대선후보로 꼽히는 여야 정치인 관련 테마주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치인 테마주의 경우 리스크가 큰 만큼 추격매수 자제 등 투자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31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23p(0.56%) 급락한 2008.19에 마감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고 각종 집회와 시국선언이 잇따르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 5거래일 동안 코스피지수는 1.94%, 코스닥지수는 3.58% 각각 곤두박질쳤다.

증시전문가들은 최씨 측근들의 폭로전이 이어질 경우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며, 아직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코스피는 단기간에 6% 이상 급락한 바 있다.

이처럼 '최순실 게이트'가 박근혜 정부의 레임덕을 앞당길 것은 물론 향후 정국의 불확실성을 높일 것이라는 분위기를 타고 차기 대선주자로 언급되는 정치인 테마주들은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이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테마주로 분류되는 고려산업은 장초반 7%대 하락 후 20%대 상승 반전하는 등 널뛰기 장세를 보이다 결국 전 거래일과 같은 5980원에 거래를 형성했다.

JTBC의 대통령 연설문 사전 유출 의혹 보도가 나온 24일 이후 고려산업은 105.85% 급등했다. 지난 5거래일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이 중에서 이틀은 가격제한폭(29.86%)까지 치솟았다.

문 전 대표의 또 다른 테마주로 불리는 금강공업 우선주와 DSR제강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DSR도 25.71%까지 치솟으며 상승 마감했다. 지난 28일 상한가를 기록한 비엠티는 12%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

▲ 사진=연합뉴스

다른 한편,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과 관련된 정치테마주들로 투자자들의 돈이 몰리고 있는 것도 눈에 띄는 현상이다. 이와관련 증시전문가들은 청와대가 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우병우 민정수석, 안종범 정책조정수석과 이른바 문고리 3인방(정호성 부속비서관, 이재만 총무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 등 청와대 참모진 사표 수리를 수리하면서,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 비박계 의원들과 '적과의 동침'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분석과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유승민 의원의 테마주로 묶이는 삼일기업공사와 영신금속은 10.45%, 2.91% 각각 올라 4755원, 566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신정보통신은 4.31% 하락한 2555원에 종가를 형성했지만, 지난주 52.57%나 치솟았다.

김무성 테마주로 거론되는 디지틀조선과 체시스는 13.03%, 4.15% 각각 상승 마감했다. 전방(3.83%)과 엔케이(0.31%)도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반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관련 테마주들은 연일 급락세다. 반 총장이 여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됐지만 '최순실 쇼크'가 그의 입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반 총장의 테마주인 씨씨에스(-6.87%), 휘닉스소재(-7.14%), 광림(-8.40%), 성문전자(-6.05%) 등은 이날 줄줄이 하락했다. '최순실 쇼크'가 시작된 지난 24일과 비교할 경우 하락세는 더 뚜렷해졌다. 씨씨에스가 무려 23.43%나 추락했고, 휘닉스소재(-15.22%), 광림(-22.94%), 성문전자(-22.67%)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박근혜 테마주는 이미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지 오래다. 박 대통령의 친동생 박지만 회장이 최대주주인 EG도 같은 처지다. EG는 이날 6.05% 떨어진 1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5일부터 5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박 대통령의 대표 공약인 복지 정책 테마주 아가방컴퍼니도 24일부터 이날까지 6.41%나 주가가 빠졌다.

이들 정치인 테마주들은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는 특징 때문에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기 쉽다. 동시에 짧은 기간 폭등한 부담감에 한순간 급락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

기업의 실적과 가치보다 정치인들의 혈연이나 학연 등 희박한 근거에 연관성을 두고 있다는 점도 이들 테마주의 약점으로 꼽힌다. 예컨대, 문 전 대표와 관련된 인사들이 회사에서 임원직을 맡고 있어 향후 혜택을 입을 수도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는 심리적인 요인이 커 테마주가 갑자기 급등하고 또 급락하는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그간 몇 번의 대선과 총선을 거치면서 겪었던 테마주 열풍이 결국 물거품으로 끝났던 것을 교훈삼아 투자에 신중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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