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1300조 시대] 치솟는 고금리 2금융 대출…금융시장 '뇌관'
[가계빚 1300조 시대] 치솟는 고금리 2금융 대출…금융시장 '뇌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행 대출 규제에 2금융권 대출 증가폭 '사상 최대'
금리 상승 본격화…취약계층-서민금융기관 부실 우려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가계가 떠안고 있는 빚 규모가 1300조원에 육박한 가운데 고금리 2금융권 대출이 올해 들어 무섭게 증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예견됐던 2금융권 '풍선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가계부채 급증세가 잡히지 않는 가운데 질적인 측면에서도 저신용·고금리 대출이 늘어나면서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시장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취약계층의 빚 부담이 크게 불어나면서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기관이 부실화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3분기말 가계신용은 1295조8000억원으로 2분기 대비 38조1700억원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은행이나 2금융권 등 예금취급기관에서 받은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액 등의 판매신용을 포함해 전체 가계 빚 규모를 나타내는 지표다.

은행의 가계대출이 17조원 증가한 가운데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도 11조1000억원이나 늘었다. 지난 2분기에 이은 두분기 연속 사상 최대폭이다. 상호금융의 가계대출이 3분기중 4조8000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새마을금고에서도 3조4000억원이 실행됐다.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도 7조9000억원이 증가했고, 그중 기타금융중개회사의 대출이 4조4000억원으로 가장 크게 늘었다. 기타금융중개회사에는 보험사와 증권사 뿐만 아니라 대부업체도 포함된다.

비은행 대출이 전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들어 급등했다. 전체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중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30% 수준이었으나, 올 3분기에는 39%로 치솟았다. 은행 대출도 꾸준히 늘고있지만, 비은행 부문의 증가세가 더 가파르게 늘면서 전체 예금기관 대출의 40%가 비은행권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2금융권 대출 급증은 은행권에 먼저 도입된 가계대출 규제의 여파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의 시행으로 은행권의 대출심사 문턱이 높아지면서 이에 충족하지 못한 가계들이 비은행권 대출, 신용대출 등 규제를 벗어난 여타 대출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게 됐다"며 "그동안 이자만 내며 대출을 이용해온 가계도 만기가 되면 원금 상환이 아니라 다른 대출로 갈아타기를 선택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본격적으로 시장 금리가 상승국면에 돌입한 가운데 빠르게 늘어난 취약계층 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2금융권 대출은 금리가 높고 변동금리 대출의 비중이 높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고 담보가 부족해 2금융권 대출을 이용하는 취약계층은 금리 상승과 함께 부채상환 부담이 점차 높아질 수밖에 없다.

조 위원은 "규제 효과로 은행권의 가계부채 리스크는 낮아졌지만,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사, 대부업 등의 2금융권에서 취약계층 대출에 따른 부실화 우려는 더 커진 셈"이라며 "비은행, 신용대출의 질이 더 악화된 가운데 시중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 이자부담이 높아질 경우 연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비은행권이 보유한 가계대출은 주로 서민을 상대로 한 경우가 많아 부실화될 경우에는 금융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