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가계 채무상환 능력 양호···금융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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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환율조작국 지정시 수출타격 불가피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지난해 가계부채가 1300조원을 돌파했으나 현재 가계의 채무상환 능력이 전반적으로 양호하다고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소공동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무디스나 피치 등 주요 신용평가기관들도 국내 금융기관의 높은 건전성, 가계부채 차주 분포, 질적 구조개선 노력 등을 감안했을 때 국내 가계부채가 금융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며 이 같이 설명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 되면서 걱정이 많은데 어떻게 진단하나.

= 지난해 가계부채가 두자리수대 높은 증가율 나타내면서 1300조원 넘어섰다.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게 사실이다. 정부와 감독당국이 가계부채 높은 것 줄이기 위해 방책 강구 중이고 효과를 좀 보면서 앞으로는 증가세가 전보다는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계부채 양쪽으로 크게 늘어났지만 결론적으로 말씀드린다면 부채의 분포 상황이라든가 가계의 금융자산 부채현황 등을 감안시 현재 가계의 채무상환 능력은 전반적으로는 양호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근거를 몇 가지 말씀드리면 가계부채 구조의 질적 개선이 있었다. 고정금리 분할상환 비중이 높아졌고, 가계대출이 늘어났지만 상대적으로 우량한 차주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늘었다는 점. 그래서 가계부채 중에서 고소득··고신용 등 우량 차주들의 비중이 금액 기준으로 65% 내외에 이르고 있다. 금융부채를 갖고 있는 가구만 본다고 하더라도 금융자산이 금융부채를 웃돌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말씀드렸다. 최근에 무디스나 피치 등 주요 신용평가기관도 국내 금융기관의 높은 건전성, 가계부채의 차주 분포라든가 질적 구조 개선 노력 등을 감안했을 때 국내 가계부채가 국내 금융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가 금년 들어서 시장금리의 상승압력이 높아지고 있고, 대내외적으로 금융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취약 차주의 채무상환 능력이 걱정을 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취약 차주라고 하면 저소득·저신용층 그리고 다중채무자 등이다. 이들의 부담에 대해선 여러가지 유의해서 봐야하겠다고 생각 중이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련 우려로 제2금융권 대출심사 강화 대책을 내놨는데 금리가 더 높은 대부업체 대출로 이어지는 2차 풍선효과가 우려된다.

= 지금 높은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놨고 이 같은 현상이 최근 효과를 나타내면서 작년 12월 올해 1월 가계부채 증가세는 크게 낮아졌다. 그러나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가 계절적 요인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사철 지나면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여러 대책을 내놨는데, 가계부채 대책이 좀 미흡하지 않느냐는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 하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거시 정책, 부동산시장 등을 종합 고려해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책이 점진적, 단계적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최근 경제상황이 물가 오르면서 스태그플레이션 등 다양한 시각 나오는데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내수가 부진한데다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제기된 적이 있다. 하지만 물가 측면을 먼저 보면 최근에 농축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2% 가까이 올랐지만 봄철 출하시기를 앞두고 있고 유가의 기저효과 등도 약화돌 것으로 본다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 목표대인 2%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올해 성장세도 물론 내수 부진으로  미약할 전망이나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라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그러면서 설비투자 개선 등도 예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2% 중반대 성장세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2% 중반대 성장률과 2%의 목표 물가성장률을 보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빠질 우려는 크지 않다고 본다.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존재하는데, 만약 지정될 경우 환율 방어가 어려워진다면 어떻게 될것으로 보는가.

= 트럼프가 유세기간이나 취임 이후에도 이와 관련 많이 언급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지정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 높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게 타당하다고 본다. 지난해 2월 발효된 교역촉진법에 환율조작국을 지정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 여기에 근거해 보면 한국은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다만 미 재무부가 지난 1988년에 만든 종합무역법을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현재 교역촉진법은 아니지만 세부 지정요건을 바꾸면서 그럴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도 사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보면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그런 경계를 갖고 있겠다고 말씀드리겠다. 환율에 대한 한은의 포지션은 시종일과 ㄴ같다. 환율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하고 단지 쏠림현상으로 인해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시장 안정화 차원에서 이를 조정할 뿐이다. 이외에 다른 목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만약 중국이 조작국으로 지정될 경우 한국이 어떤 경로로 영향 받게될 것으로 예상하나.

=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게 중국의 대미수출이 줄어들 것이다. 아무래도 위안화가 처음에는 절상압력을 받겠으나 성장이 둔화되면서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위안화가 궁극적으로 약세로 돌아선다면 실물교역 관계 밀접한 우리로서는 아무래도 부정적 영향이 클 수 있겠다. 우리의 수출과 국내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위안화 변동성 커지면 원화 변동성도 동조하는 경향 있기 때문에 그런 영향 생각할 수 있다.

▲4월 위기설에 대한 총재의 의견은.

= 일반적으로 언론보도를 통해 듣는다면 미국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과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상환 부담 등을 거론하면서 4월 위기설 얘기가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까지 제기되고 있는 그런 이슈들은 저희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게 아니고 이미 알려진 리스크다. 정부 및 관계기관들이 이런 이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기 때문에 4월 위기설이라든가 이런 건 다소 과장됐다. 실제 위기로 전개될 가능성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

▲현재 선진국 금리 인상 등 세계적으로 금리가 상승세인 가운데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다. 예전에 총재가 얘기했던 시장 깜빡이를 바꿀 때가 되지 않았는가.

= 기준금리 배경은 시장금리, 물가, 가계부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 결과다. 금통위 의결문에서 보셨듯이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하고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 크지 않기 때문에 통화기조 완화적으로 유지해나갈 것이다라는 게 기본 스탠스다. 이 스탠스를 다시 언급한 것으로 대답을 갈음하겠다.

▲3월 G20 회의에서 재무장관총재 모임 있는데 한국 쪽은 미국과 어떤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는지.

= G20 회의에서도 노력할 것이고, 이후에도 따로 모이는 게 있다. 미 연준하고는 여러가지 정보나 경제상황 대해 교류하고 있다. 환율이라든가 통상 등이 이슈가 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커뮤니케이션 질문한 것으로 이해되는데, 한은이 기재부와 늘 협의를 하고 있고 공조를 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최근 FX 스왑포인트가 전 구간서 크게 하락했는데 이게 외국인의 원화채권에 대한, 특히 단기물 중심의 재정거래 투자 수요를 높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크게 보면 3가지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가장 근본적인 것은 내외 금리차 축소다. 그 다음으로는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해외 투자 확대함에 따라 이에 따른 해외자금 수요가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점. 이와 함께 역외환 선물환 매도 포지션 증가에 따른 외화자금 수요가 늘어난 것 등을 들 수 있겠다. 스왑포인트가 하락함에 따라 재정거래 유인이 확대되고 있고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익 마련 목적으로 원화채권 보유량 늘리고 있다. 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다만 스왑포인트가 현 수준에서 더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 투자의 재정차익 마련 목적인 채권투자도 제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와 관련해 한은과 정부는 고령화에 따른 저축 증가가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과연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요인이 가장 큰 영향 미친 건지 또는 다른 측면도 있는지.

= 경상수지 흑자 관련해서 다각도 분석해봤다. 크게 두가지로 나눈다면 경기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제 경기적 요인으로 본다면 저유가로 인해 수입 금액이 크게 감소했던 점. 내수부진으로 수입 수요가 부진했던 점이 경상수지 흑자의 큰 원인이다. 구조적 요인으로 보면 고령화 요인이 크다. 고령화 증가에 따라 저축율 높아지면서 그런 요인이 있다. 아무래도 국내 고령화 진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이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 실제로 계량적으로 수치상으로도 분석을 해보았는데 숫자를 여기서 밝히기 보다는 경기적 요인이 아무래도 좀 더 큰 것 같은데 구조적 요인도 상당 부분에 이른다는 것을 확인했다. 앞으로는 수입단가 하락 효과가 아무래도 약화될 것이고, 설비투자 개선으로 인해 견조하게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경기적 요인의 영향력은 약화될 것으로 본다. 대표적인 게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는 앞으로도 지속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근 수출지표가 나왔는데 지난 12월 이후 브이(V)형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총재께서 1월 성장경로와 부합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수출지표 대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 수출은 1월 성장 대비 좀 더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었던 만큼 실제 이보다 더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11월부터 수출 증가세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적으로도 고루 확대되고 있는데 글로벌 IT 업황, 디스플레이 패널 등 IT업황이 호조를 보인 게 상당히 영향이 컸다. 유가상승에 따라 자원수출국의 경기가 살아난 것 등이 국내 수출 호조에 큰 기여를 했다. 물론 IT가 주도하고 있지만 비IT품목까지 포함해 품목적으로 확대세를 보이고 있고, 지역적으로도 고루 수출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경제 이끈느 큰 동력인 수출이 큰 몫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수출여건 마냥 좋다고 볼 수 없는게 보호무역주의 경향이 미국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서서히 증대되는 상황에 있고 중국도 외교적 문제로 인해 무역제재가 발생할 가능성 등이 있다. 이를 감안하면 수출여건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품목 다변화, 지역 다변화 전략은 적조로 추구하는 것이 맞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달 통방문에서 완만한 성장세 이어갔다는 평가 나오는데 전월과 달라진 듯하다. 금통위의 경기평가가 바뀐 것인가.

= 사실상 성장 흐름에 대한 금통위의 경향 바뀐 건 없다. 통화정책회의를 1개월이 아닌 6주 정도 간격으로 하기로 했다. 이번 의결문에서 보셨듯 항상 경제흐름을 월간지표에서 벗어나서 전체적인 흐름을 놓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씀드린다. 다시 말씀드리면 지난달 문구를 다시 확인해보겠으나 국내 경제흐름은 금통위의 시각이 지난번과 달라진 것은 없다.

▲현재 물가와 수출이 최근 들어 기조가 변하는 느낌이다. 최근 원화강세에 의해 어떤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나.

= 원화강세(환율하락)가 지속된다면 물가에는 하방압력, 수출에는 하방압력으로 나타날 것이다. 계량적으로 분석한 적 있는데 수출에는 생각을 좀 더 해봐야 한다. 원화 강세시 가격경쟁력 떨어뜨려 수출에 영향을 주겠지만 한국경제의 구조변화로 인해 수출에 대한 환율의 영향력은 옛날보다는 낮아졌다고 저희는 보고 있다. 근거를 들자면 국내 기업의 해외 생산 비중이 매우 높아졌다. 생산활동에 있어서 중간재 비중이 상당 부분 높아졌다. 또한 점점 더 품질 등 비가격경쟁력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움직임이 있다. 이런 점들 감안시 국내의 가격경쟁력을 통한 수출 영향력이 과거보다는 약화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

▲얼마 전에 정부에서 채권수익률 정상화를 언급했다. 최근 채권금리가 장기물 중심으로 좀 올랐는데 총재께서는 우리나라 일드커브 대해 어떤 생각 갖고 있는가.

= 정부가 말한 것도 국내 일드커브가 완만한 데 따른 문제를 제기한 원론적 발언으로 이해된다. 시장 수요에 맞춰서 장기차 발행을 늘려서 일드커브를 좀 더 스티프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는 정부 발언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후 장단기 금리차 확대되고 있는 게 사실. 그렇지만 장기 시장금리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국내 경기와 물가 상황이 어떻냐. 정책 기대와 해외금리 상황, 채권시장의 수급 상황 변화 등이 장기금리에 영향을 주게 된다. 즉 통화정책 외에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으로 이를 유도하기도 힘들다.

▲물가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2% 나온 가운데, 기준금리를 실질로 바꾸면 마이너스가 나온다. 즉 실질 기준금리가 장기적으로 마이너스를 유지할 것이란 얘기가 되는데 이에 따라 경제상황이나 평가에 변화 있을까.

= 실질 금리는 통상금리를 뺀 개념이다. 지금 기준금리와 실제 시가를 비교해보면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 수준일 것이고 기대인플레이션 적용한다면 기대인플레가 2% 후반이기 대문에 마이너스 폭이 커진다. 이는 그만큼 한은이 저조한 국내 경제에 성장모멘텀을 구축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그만큼 완화적으로 운영했다는 하나의 증거가 된다. 통화정책방향의 기본 방향으로 말씀드렸듯 물가 상승압력 크지 않고 성장세 미약하기 때문에 당분간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기본 스탠스와 통한다. 물론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상태로, 또 그 폭이 확대된다면 경기회복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불필요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한은은 조화로운 목표 달성 위해 고민하고 있다.

▲장기경제성장률 재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자연이자율 얼마나 낮춰지는지 궁금하다.

= 잠재성장률은 예전에는 3% 정도로 추정했었는데, 성장세가 미약했고 설비투자도 미진하고 수급구조와 인구구조 변화, 생산성 향상 미흡한 점 등을 종합 감안해보면 잠재성장률은 그 때 추정했던 것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작업은 진행 중에 있다. 자연이자율의 경우 추정방법에 따라 결과 다르기 때문에 지금 말씀드리는 게 적절치 않다고 본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즈(FT)에 기재부와 공동 대응한 바 있는데, 앞으로 유사 이벤트 발생시 적극 대응할 계획인가.

= 언론보도에 대해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나 FT 기사를 보면 분명히 논리나 팩트와 거리가 멀었다. 아무 의견도 내지 않으면 그대로 전달될 것이란 우려에서 대응했다. 앞으로도 언론에 대한 대응은 내용과 파급력 등을 고려해 판단할 사항이나 이 같은 유형의 보도에 대해서는 적극 논리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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