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산적' 수출입은행…최종구號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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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취임식…"큰틀에서 대우조선 지원"

▲ 사진=수출입은행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최종구 신임 수출입은행장(사진)이 7일 열린 취임식을 시작으로 공식 업무에 돌입했다. 취임과 동시에 대우조선해양의 유동성, 지난해 기록한 1조원의 적자 해소 등 수출입은행의 산적한 과제를 정면으로 맞닥뜨리게 된 셈이라, 최 행장으로서도 쉽지 않은 임기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최 행장은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취임식을 갖고 "우리 수출입은행의 건전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이 있다"며 "하지만 경기에는 사이클이 있는만큼 바닥을 지나면 반드시 상승기가 오게 된다. 수출입은행은 경기가 어려울 때 더 많은 역할이 필요하므로, 일관되게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를 수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업이나 기업에 대해서는 국책은행으로서 과감한 지원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게 최 행장의 각오다. 앞서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시중은행들이 5조5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데 반해,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은 3조5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점이 지적된 바 있다. 조선업 구조조정의 부담을 두 국책은행이 짊어지면서, '충당금 폭탄'도 이들 은행에게만 돌아갔기 때문이다.

반면 최 행장은 "민간금융기관들이 조선, 해운산업 등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고 있어 회생이 가능한 기업들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정책금융기관인 수출입은행이 옥석을 가려, 우량 기업들이 살아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적자를 의식해 몸을 사리기 보다는, 앞으로도 기업 지원 쪽에 무게중심을 두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수출입은행의 금융지원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플랜트, 해외건설 등 주력산업이 수주절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다. 그는 "사업규모가 커지고 복잡다단해짐에 따라, 고객들의 요구 조건과 시기도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며 "사업 발굴 단계부터 고객 기업들과 금융지원방안 등에 대해 충분히 협의하고 협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유동성 위기로 '4월 위기설'이 꾸준히 거론됐던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도 '큰 틀'에서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구조조정은 수출입은행만의 문제가 아니고, 정부의 계획(이 필요한 문제라) 구체적인 방향을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큰 틀에서 대우조선해양을 포함한 조선, 해운, 플랜트 산업은 포기할 수 없다.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노동조합과 만나 수출입은행의 당면 과제와 경영 방향을 공유하기도 했다. 은행 안팎에서는 역대 수출입은행장들이 노조의 출근 저지에 막혀 며칠간 공식 업무를 시작하지 못했던 것과 달리, 최 행장의 경우 비교적 협조적인 분위기로 노사 관계를 시작했다고 평가한다.

신임 행장이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한 데다, 관료 출신이긴 하지만 정치권 낙하산 논란의 여지가 비교적 적다는 점도 이같은 분위기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전임 행장의 경우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의 모임) 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노조의 반발을 샀다. 최 행장은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과장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을 거친 글로벌 금융 전문가로 알려졌다.

한편, 그는 직원들에게 "일하는 방식을 개선해 재충전의 시간을 확보하고, 내부 역량과 생산성을 극대화 할 것"이라며 "구성원간 원활한 상하·좌우 소통, 부서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조직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급변하는 대내외 상황을 늘 주시해 그에 맞는 목표와 방향을 명확히 설정한 후 전문성을 기반으로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며 "자기계발 기회를 가급적 많이 제공하는 한편, 열정과 역량을 갖춘 직원들이 제대로 대우받는 시스템과 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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