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銀, 파업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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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임단협 불참…행내 자체 산별교섭 진행
한 달여 간 10차 교섭 진행 불구 파업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 <yushin@seoulfn.com> SC제일은행 노사갈등이 파업으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될 정도로 심각하다.
SC제일은행 노사측은 지난 16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권 2007년 산별단체협약 조인식에도 불참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으로부터 개별교섭권을 위임받아 은행권 공동 임금단체협약에 불참한 채로 개별 자체교섭을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그만큼 노사갈등이 심하다는 방증이다.
노조측이 사측에 제기하는 불만은 비대한 임원진과 국내 실정에 맞지 않는 경영방식, 고금리 대출상품에 치중하는 점 등이다. 
올 5월 기준으로 SC제일은행은 부행장만 19명으로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의 15명보다도 많다. 총 임원진은 50명에 육박한다. SC제일은행 노조측에 따르면 외국인 임원들의 경우 은행측에서 제공하는 호텔에서 지내는 등 회사자금을 남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임원진이 많은 만큼 은행이 더 빨리 성장을 해가야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SC제일은행은 저조한 실적을 이어나가고 있다.
경영방식에서도 폐쇄적인 경영으로 인해 노사간의 불신이 가중된다는 주장이다. 특히 행내 영업점별 실적을 비롯한 정보들이 외국경영진을 위해서만 제공된다는 지적이다. 외국경영진들이 한국 문화에 맞춰 경영을 하지 않고 있어 고객은 물론 직원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에 따라 올 상반기 실적은 순이익 1,945억원으로 시중은행들 중 최하위를 기록해 지방은행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올 1/4분기 순이익 1,128억원에 비해 2/4분기 수익은 817억원으로 38%가 줄었다. 
고금리 여신상품인 ‘중소기업 분할상환대출(BIL)'에 대한 문제제기도 지속되고 있다. 2005년 12월부터 판매된 이 상품은 평균금리가 17.44%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대출잔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수요자에게 필요한 자금이 지원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은행측에서 직원들에게 지나치게 이 상품의 판매를 독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고금리에 불만을 느낀 고객들의 항의도 빈번한 상황이다.
SC제일은행은 신권 취급 자동화기기 교체와 관련해서도 노사가 마찰을 빚었다. 올 6월 기준 SC제일은행의 신권 자동화기기 도입대수는 433대로 대구은행의 483대보다 낮은 수준이다. 노조측에 따르면 신권 취급 가능한 자동화기기가 지점당 한 대 정도씩만 비치돼 있어 고객들의 항의가 빈번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행에서 조사된 은행·상호저축은행·신협·새마을금고·우체국을 포함한 금융회사의 신권 취급 자동화기기 교체율이 93.2%였던 상황과 대비된다. 총 74,900대의 자동화기기 중 신권 취급이 불가능한 기기가 5100대였는데 그중 24%인 1200여대가 SC제일은행의 자동화기기였다. SC제일은행 자체적으로 따져보면 73%의 자동화기기에서 신권 처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에 은행측은 최근 1710대의 전 자동화기기를 신권취급이 가능하도록 교체했다. 고객의 편의를 위한다는 점에서 당연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금융회사가 이미 9할 이상 교체한 상황에서 이제야 대대적인 교체작업을 했다는 점에서, 고객의 편의를 고려했다기보다는 다른 의도가 더 큰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노조와의 마찰이 심해지고 여론의 도마에 오르자 다급해진 나머지 급히 수습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SC제일은행은 7월4일부터 자체 교섭에 들어가 현재 제10차 교섭이 진행중이지만 향후 교섭 상황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하다. 최악의 경우 총파업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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