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국내 주요 그룹의 연말 임원 인사 시즌을 앞두고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세대교체 바람이 불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 등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국내 5대 그룹 계열사의 대표이사 122명의 평균연령은 58.1세로 집계됐다.
그룹별로는 LG그룹이 60.9세로 가장 많았고 이어 현대차와 롯데가 59.3세, 삼성 57.4세, SK 55.8세 등으로 나타났다.
가장 나이가 많은 CEO는 '럭키'를 시작으로 42년의 기업활동을 마무리하고 최근 경영일선 퇴진을 선언한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고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장수 CEO로도 꼽혔다. 박 부회장의 재임 기간은 7년, 차 부회장은 14년이다.
가장 젊은 CEO는 김경엽 현대정보기술 대표(롯데 계열), 정찬일 나노엔텍 대표(SK 계열)다.
5대 그룹 계열사 CEO 가운데 60대 46명(37.7%)의 일부는 올 연말 인사에서 후배에게 길을 터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올해 일부 그룹 총수가 교체된 데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이 신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성과 위주 인사를 통해 경영 안정성에 방점을 찍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60대 임원 다수가 물러난 삼성의 경우 현재 60대 CEO는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김용식 세메스 대표, 전동수 삼성메디슨 대표, 남준우 삼성중공업 남준우 대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 등 5명이다.
김태한 대표가 7년 이상 재임했으나 남준우·김기남 대표는 1년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교체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재계는 예상한다.
현대차그룹은 각각 64세인 조원장 현대다이모스 대표, 성상록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를 비롯 60대 대표이사가 10명에 달한다.
주력인 현대·기아차가 올해 사실상 '쇼크' 수준의 실적을 올린 데다 정의선 부회장이 총괄 수석부회장에 올라 그룹 경영체제의 '새 판'을 짠다는 취지에서 파격 인사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SK그룹은 박만훈 SK케미칼 대표, 변영삼 SK실트론 대표,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 등이 60대다.
그러나 지난 2016년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통해 주요 계열사 CEO를 교체한 데다 박성욱 부회장의 경우 사상 최고 실적을 올렸기 때문에 올해는 인사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주요 6개 계열사의 CEO가 모두 60대인 LG그룹의 경우 정기 임원 인사 이전에 박진수 LG화학 대표가 물러나면서 '40대 총수' 구광모 회장이 어떤 판단을 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일각에서는 박진수 대표를 필두로 세대교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지만 구 회장이 정착할 때까지 노련한 전문경영인 보좌가 필요하므로 인사 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LG그룹은 17명의 대표이사 가운데 송치호 LG상사 대표, 김영섭 LG CNS 대표, 손보익 실리콘웍스 대표, 강귀덕 로보스타 대표 등 4명을 제외하고 모두 60대다.
롯데그룹도 이재혁 롯데제과 대표, 송영덕 호텔롯데 대표를 비롯 모두 15명의 60대 CEO가 포진했다.
재계는 신동빈 회장이 최근 집행유예로 풀려난 상황에서 세대교체보다 조직 안정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으나 경영쇄신 차원의 대규모 인사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