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 '미술관은행' 물건너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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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씨 파문 이어 변 前실장-김종열 행장과의 연루의혹?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hkong@seoulfn.com '신정아 게이트'와 관련 산업은행 김창록 총재가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은행의 미술관화'라는 모토로 700여개에 달하는 전 지점을 미술관으로 만들겠다던 하나은행의 야심찬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문제의 발단은 변양균 청와대 前정책실장과 김종열 하나은행장과의 연루 의혹, 그리고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던 신정아씨의 가짜 학위 파문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5월 서울 본점을 포함해 700여개에 달하는 전 지점을 수년 내에 '미술관'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었다. 타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의 경쟁력을 가진 PB부문을 더욱 강화시키겠다는 복안이었다. 하나은행은 이를 위해 무려 70억원 상당의 예산도 미리 책정해 둔 상태였다.
 
그러나, 신정아씨의 박사학위가 거짓으로 드러난데 이어, 변 前실장과 김종열 하나은행장과의 관계가 고교 동문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미술관은행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것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신정아씨가 근무했던 성곡미술관에 2700만원의 후원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하나은행만이 아니다. 산업은행 7000만원, 국민은행 3000만원, 신한은행 2700만원 등 다른 은행들도 '메세나' 차원의 후원금이 지출됐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신정아씨를 미술품 구입을 위한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매달 100여만원의 활동비를 지급했다는 점에서 김종열 하나은행장과 변 前실장의 개입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타 은행들과는 또 다른 입장이다.
 
또, 이번 사태가 터지자 부랴부랴 미술품 구입 계획을 취소했다는 점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PB부문 경쟁력 강화라는 목적으로 추진돼 온 당초 계획이 이번 사태로 굳이 재검토돼야 할 필요성까지는 없지 않느냐는 지적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측은 "은행의 미술품 구입은 일상적인 것이며 거액 자산가들의 취향을 고려해 본·지점의 로비에 전시해 놓기 위해 추진됐던 것"이라며 "최근 신정아씨 파문으로 미술계 사정이 좋지 않아 구입 계획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신정아씨의 자문위원 역할에 대해서는 "자문위원이 여럿이어서 신정아씨의 의견이 미술품 구입에 결정적인 작용을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아무튼, 이처럼 애매한 상황때문에 하나은행이 미술관은행 계획을 밀고 나갈지 아니면, 중단할지 주목된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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