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는 제3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안)을 확정 발표했다. 이번 계획에서는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기여'라는 비전을 설정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중점 전략으로 △실효적 감축 추진 △할당방식 개선 △시장기능 확대 △국제 탄소시장 연계 및 협력을 제시했다.
주요 추진과제로는 실효적 감축 추진은 배출허용총량 설정 강화, 감축사업 지원 강화를 내용으로 하고 있고 할당방식 개선의 경우는 유상할당 비율 확대 및 벤치마크 할당방식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시장기능 확대관련 추진 과제로는 정보 비대칭성 해소를 위한 정보공개 강화와 시장 조성자 제도 확대 및 장내 파생상품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끝으로 국제 탄소시장 연계는 파리협정체제에서 국제 협력 체계를 적극 활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탄소배출권거래제는 지난 2015년 1월 12일 첫 거래 이후 6년차에 접어들고 있으나 개장 이후 장 내거래 비중은 37.2%, 장외거래 57.0%, 유상경매 5.8%로 장외거래 비중이 매우 높다. 더 나아가 장내거래 중 협의 매매비중이 49.4%인 점을 감안할 경우 실질적인 장내 경쟁매매 거래비중은 18.3% 로 시장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기능 확대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시장기능 확대 내용중 정보공개 강화는 공정거래 및 시장실패의 방지 차원에서 공식적이고 주기적인 정보 공개가 필요하며, 시장 조성자 제도는 본격적인 유동성 공급을 위해 시장조성자 참여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장내 파생상품 도입은 유동성 리스크 및 가격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탄소 배출권 시장의 인프라 구축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특히 탄소배출권 파생상품의 도입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함과 동시에 탄소배출권 자산-부채 관리에 있어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또한 유연성 메커니즘 중 이월 및 차입 관리에 있어 서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
탄소배출권거래제는 시장메카니즘의 원활한 작동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유동성 관 리 및 가격관리가 동시에 수반돼야 한다. 수급의 시장논리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만큼 유동 성 관리를 통한 가격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또한 이원화된 장내외거래를 조속히 장내거래로 집중, 통합해 장내에서 효율적인 가격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유인책과 인센티브 제도도입도 필요하다. 탄소배출권 파생상품도입에 있어 현물시장의 유동성 확보가 일정부분 요구되지만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실제 사례로 돈육 및 금선물의 경우 현물시장에서 유동성이 풍부했으나 상장 폐지된 사례도 있다.
탄소배출권시장의 리스크 강도를 나타내는 연간 변동성은 30.0%에 육박하고 있다. 이러한 높은 변동성의 원인은 유동성 부족사태가 가격상승으로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제도하에서 위험관리 대응책으로는 잉여업체의 경우, 이월전략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가격하락 리스크에는 100% 노출된 상태다.
한편, 부족업체의 경우에는 차입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는데, 가격상승 리스크에 대해서는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월, 차입의 유연성 메커니즘 대응은 유동성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으나 가격 리스크에는 100% 노출된 상태이다.
유동성 리스크와 가격 리스크를 동시에 관리하기 위해서는 헤징거래로 노출된 리스크를 제거할 수 있다. 잉여업체(이월)는 배출권 처분 및 가격하락 리스크 관리를 위해 선물매도포지션 대응으로, 부족업체(차입)는 배출권 확보 및 가격상승 리스크 관리를 위해 선물매입포지션 대응으로 리 스크 통제가 가능하다.
원론적인 관점에서 장내 탄소배출권 파생상품 도입은 배출권 가격발견기능과 거래활성화 및 시장 기능 공고화를 기대할 수 있다. 헤징기능, 증거금제도, 일일정산제도, 실물인수도 결제 제도, 레버리지 효과 때문이다. 따라서 탄소배출권 파생상품 도입 명분은 충분하기에 조속한 상장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