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현대상선이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가입 및 초대형 컨테이너선 도입을 통해 3분기부터 영업이익 흑자를 낼 것으로 자신했다.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현대상선 사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미·이란간 갈등 심화,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등 글로벌 교역환경의 불확실성이 심화된다"면서도 "자사는 지난해부터 중장기 수익성 개선을 위한 발판을 꾸준히 마련해 올해 3분기부터는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상선은 지난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18분기 연속 적자를 낸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스왓(SWAT)실, 물류서비스전략 태스크포스(TF)팀 등 조직을 신설해 업무 혁신을 통한 기업 체질 개선에 집중해왔으며 TEU당 50달러 수익 개선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 등 비용 절감 노력도 전사적으로 시행했다. 더해 신조 초대형유조선(VLCC) 5척 인수, 현대부산신항만(HPNT)운영권 확보 등의 성과를 거둠으로써 적자 폭을 꾸준히 줄어나가며 서비스 네트워크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 회복' 기틀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회사는 매출액은 전년 대비 25% 이상 개선하고, 영업이익 또한 4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올해 4월부터 세계 3대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의 정회원 활동과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영업망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배 사장은 "2M과 전략적인 협력을 진행할 때에는 기항지를 설정할 때 우리의 목소리를 많이 낼 수 없었으나 디 얼라이언스에서는 동등한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게 돼 현재보다 주도적인 시장 상황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강점이 있는 미주항로의 경우, 기존 11개 노선에서 16개 노선으로 대폭 늘리고 중동 등으로도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등 디 얼라이언스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지속 키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그간 머스크(덴마크), MSC(스위스) 등 2M과 전략적 협력을 진행해왔으나 선복 공유 등 협력이 불가능해 동등한 협력관계로 평가받지 못했다. 이후 디얼라이언스와 손 잡고 올해 4월부터 정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하팍로이드(독일), ONE(일본), 양밍(대만) 등과 협력해 '규모의 경제'와 '고비용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순차적으로 인수해 올해 4월부터 유럽 항로에 투입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 초대형 선박에는 IMO2020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개방형·폐쇄형이 모두 가능한 하이브리드형 스크러버가 장착됐다.
그러면서 가장 큰 우려부분인 백홀(Back Haul·복화운송) 영업과 관련해서는 전문인력을 영입해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건은 중국에서 미국·유럽으로 가는 수출화물인 헤드홀(Headhaul) 물량을 채우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겠지만 역으로 되돌아오는 백홀 물량을 얼마나 채울 수 있느냐"라며 "늘어나는 선복은 '동맹효과'를 통해 디 얼라이언스 회원사와 스페이스를 교환해 같이 물량을 채워나가고 지역별 영업전문가들을 영입한 만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운영 시스템(가칭 NEW GAUS)'을 구축하는 등 차세대 시스템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배 사장은 "새로운 경영혁신 기법을 적용해 외부환경 변화 속에서도 민첩한 대응으로 지속적인 경영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또 올해 하반기까지 당사 시스템의 90%이상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해 새로운 변화에 맞춰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현대상선은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 정보기술(IT) 신기술 접목 등을 위해 대우조선해양과 기술개발 협력 협약을 체결하는 등 연구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사명 변경에 대해서는 "한국 해운의 재건이라는 명분 아래 과거의 안 좋았던 기억을 버리고 새로운 이름으로 출발하면서도 어떻게 그동안의 일을 이어갈 수 있을까 고민 중"이라며 "다음 달 중 사원 간담회 등을 거쳐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배 사장은 "올해는 선박운항에 쓰이는 용어로 '전속항진(Full Ahead)'를 주문했다. 우리 직원들은 만반의 준비를 마쳤고, 턴어라운드를 향해 전속력으로 항진해 나갈 것"이라며 "현대상선은 고객이 기대하는 것 이상을 제공하고, 고객의 미충족 부분을 해결해 줌으로써 고객만족을 넘어 고객감동을 창출해 나가겠다. 곁에서 지켜봐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