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보험산업에 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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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구원> 세계시장 위상 회복…재무건정성·경영효율성 개선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 1997년말 외환위기가 발생한 후 10년이 지난 현재 국내 보험산업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으며, 세계시장에서의 위상도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무건전성과 경영효율성 개선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보험개발원 부설 보험연구원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현재까지의 보험산업 변화과정을 보험산업 구조조정, 겸업화, 보험료 성장 및 규모, 경영효율성 및 자산운용, 상품포트폴리오, 모집조직, 시장경쟁의 다변화, 감독당국의 재무건전성 감독강화 및 소비자 보호 강화, 보험산업 글로벌화 관점에서 주요 지표를 평가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에 연구원은 향후에도 보험산업은 과거의 성장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지속적으로 보험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수익성 위주의 경영기조 유지, 자산운용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 소비자 신뢰 강화 등 다양한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익원을 다양화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서 해외진출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여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 보험산업 구조조정
외환위기 직후 보험산업의 구조조정은 계약이전과 인수합병, 국영화 등으로 이뤄졌다. 또한 보험계약자에 대한 지급능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이뤄져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을 향상시켰다.
이런 구조조정으로 국내 보험산업의 대외신인도는 크게 제고됐고, 이에 따라 외국사들도 국내시장에 직접투자나 합작투자, 인수합병 등의 방식으로 적극 참여해 보험산업의 신뢰도가 향상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공적자금의 회수는 향후 서울보증보험의 민영화 과정이나 대한생명의 지분매각 과정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 보험산업 겸업화
외환위기 이후 금융기관의 업무영역 확대, 복합금융상품의 출현으로 금융기관의 겸업화가 크게 진전됐다. 보험사는 신탁업, 자산운용업 등의 겸영이 가능해졌으며, 다른 금융회사를 판매채널로 활용하는 방카슈랑스가 도입됐다. 보험상품의 경우 변액보험, 유니버셜보험의 등장은 물론, 종신보험과 연금보험을 연계시킨 신상품이 출현했다. 특히 여러 상품을 하나로 묶어 판매하는 통합보험이 출현했다.
이런 겸업화는 세계적인 추세에 부응하고 보험제도가 선진화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 및 보험사 간의 경쟁심화로 경쟁력이 약한 보험사의 경우 경영상의 애로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보험료·총자산 규모 성장
외환위기 이후 보험산업은 질적 성장을 추구함으로써 보험료 규모나 총자산 규모면에서 외환위기 이전의 고성장세는 아니지만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시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산업의 전체 수입보험료는 2007회계연도 기준으로 108조7천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1997회계연도 수입보험료 65조3천억원의 약 1.7배에 해당하는 규모를 보일 전망이다.
외환위기 이전 국내 보험산업은 20%대 이상의 고성장세를 보이다가 외환위기를 계기로 질적 성장을 추구하면서 성장률이 감소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보험료 성장률은 전반적으로 경상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보다 낮게 나타났다가 2005년 이후부터 GDP 성장률을 상회하고 있다. 이는 변액보험과 장기손해보험의 판매호조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세계보험시장에서의 위상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7년보다는 보험료 순위 및 보험침투도 등에서 순위가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세계시장에서의 위상강화를 위해 외형 성장뿐만 아니라 보험제도 및 정책분야, 소비자 보호 등의 분야에서 규제완화 및 제도개선을 통해 보험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 경영효율성 및 자산운용
외환위기 이후 수입보험료 성장률은 둔화되는 반면, 언더라이팅 강화 및 계약유지관리를 통해 경영효율성은 개선되고 있다.
생명보험의 경우 신계약률이 감소하며 성장 둔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외환위기 이후 경영개선의 노력으로 효력상실해약률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손해보험의 경우에도 1999년 보증사 손해율 462% 때문에 급상승한 것을 제외하고는 손해율이 비교적 하향 안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자산운용수익률은 외환위기 이후 전반적인 금리하락 추세와 함께 조금씩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의 활황 및 금리의 상승추세 전환 등에 따라 수익률이 상승하는 추세다.
향후 소비자들의 수익민감도 심화, 주식시장의 변동성 증대, 금융권간의 경쟁 심화, 투자형 보험상품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보험사들은 자산운용 기능강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는 외환위기 이후 채권위주의 안정적인 형태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 상품 포트폴리오
외환위기 이후 국내 보험산업의 상품 포트폴리오상 가장 큰 변화는 생보의 보장성 보험 확대 및 손보의 장기손해보험 확대로 특징지워진다. 최근에는 생보의 변액보험이 주식시장의 상승과 함께 고속성장을 시현하고 있다.
고령화 진전 등에 따라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소비자들의 수요는 지속될 것이므로 보험사들은 다양한 상품개발과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환경 및 소비자 요구에 부응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연금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므로 이에 대비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 모집조직 변화
외환위기 이후 모집조직은 생보의 경우 방카슈랑스 도입 이후 전통적인 설계사 조직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손보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아직까지 큰 변화를 보이고 있지는 않은 상태다.
모집조직의 절대규모는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다가 최근 전문직 설계사의 채용 확대 등으로 생보에서 증가하는 추세다. 모집조직의 효율성 지표의 하나인 13월차 정착률은 생·손보 모두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효율성이 제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시장경쟁의 다변화
외환위기 이후 시장개방이 더욱 확대됨에 따라 외국 보험사들의 국내 진출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대형사들의 시장점유율은 점차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정상품만을 주로 취급하는 보험사도 꾸준히 등장했는데, 생보는 주로 방카슈랑스 전문 보험사, 손보는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사가 그 예다. 이런 보험사들은 보험산업의 규제완화 추세와 함께 틈새시장을 발굴해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재무건전성 감독강화 및 소비자 보호 강화
감독당국의 재무건전성 감독강화와 소비자 보호 강화는 향후에도 규제완화의 지속과 함께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험기준자기자본(RBC)제도 도입 예상에 따라 보험사 부담이 증대할 전망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이며, 보험산업에 대한 소비자 신뢰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향후 변액보험 등 투자형 보험상품에 대해 적합성 원칙을 도입하고 위반시 손해배상 책임이 부과될 예정이다. 또한 소비자 설명의무 및 자필서명 수령의무에 대한 근거를 보험업법에 규정해 소비자보호를 강화할 예정이다.

■ 보험산업의 글로벌화
국내보험회사들의 해외시장진출은 외환위기 이후 감소했으나 최근 들어 국내시장의 수요 포화의 인식이 확산되고 아시아 금융시장의 부상에 따라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 9월말 기준 6개 손보사가 8개국, 4개 생보사가 8개국에 진출해 보험사의 해외점포는 총 57개에 이르고 있다. 57개 점포 중 현지법인은 전체의 30% 정도인 17개에 이르며, 사무소가 33개를 차지하고 있다.
보험산업의 글로벌화는 우리 보험산업이 수익성을 다변화하고 경영위험을 분산시켜 향후 보험경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므로 대표이사의 결단하에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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