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LS그룹 등 총수 일가가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힘을 못 쓰던 지난 5월 가족과 친인척 등에게 330억원대의 주식을 증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자열 LS그룹 회장과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구근희 씨 등은 지난 5월 이후 자녀와 친인척 등에게 LS 주식 총 95만9000주를 증여했다.
LS그룹은 2003년 LG그룹으로부터 독립해 현재 2세가 경영하고 있다.
증여는 지난 5월 11일과 12일 이뤄졌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473만1413주의 20.3%에 해당한다.
구자열 회장은 두 딸에게 10만주씩, 구자홍 회장은 두 명의 조카에게 6만주씩 증여했다. 구자엽 회장은 아들과 친인척 등에게 12만7000주, 구자은 회장은 두 자녀에게 10만주, 구자균 회장은 두 자녀에게 5만주 씩 넘겨줬다.
구자열 회장의 누나인 구근희 씨도 딸 등에게 14만2000주를 나눠줬다. 구근희 씨는 지난 16일 자녀에게 추가로 7만주를 증여했다.
GS그룹도 지난 4월 28일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이 아들에게 19만2000주를, 5월 12일에는 허 부회장 누나인 허연호씨가 아들에게 8만28주를 증여했다.
이들 재벌가가 대규모 증여를 한 시기는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시기다. LS주가는 5월 11일 3만5900원, 12일에는 3만4900원으로 지난해 말 4만7800원 대비 25% 하락한 시점이다. GS주가도 5만원 이상이던 지난해 말보다 20% 이상 하락했다.
상장 주식에 대한 증여세는 증여일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간 가격의 평균이 기준이 된다. LS그룹과 GS그룹은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크게 하락해 증여세를 상당히 줄일수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LS그룹 측은 "올해 5월달에 증여가 집중된 것으로 지난해에도 이맘때 증여했다"며 "증여 결정한 이후 2개월동안 주가 급변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는 만큼 주가 변동은 오비이락"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를 틈타거나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며 세금도 모두 납부했다"며 "그룹 경영 차원에서 봐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