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고수익 보장' 현혹···"제도권 금융회사 여부 확인해야"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유사 수신 범죄 혐의가 드러난 186개사에 대해 검찰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4일 밝혔다.
4일 금감원이 발표한 '2019년 유사수신 신고·상담 현황 및 소비자 유의사항'에 따르면 지난해 금감원 '불법사금융사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유사수신 신고·상담 건수는 48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889건)과 비교해 45.8%(407건) 감소한 수준이다.
이는 가상통화 열풍이 잠잠해지면서 가상통화를 빙자한 유사수신 상담이 전년(604건) 대비 80.8% 급감한 116건에 그친 데 기인했다고 금감원 측은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중 유사수신 혐의가 밝혀진 186개 업체를 수사당국에 수사의뢰했다. 전년(139개사) 대비 33.8%(47개사)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하나의 유사수신 행위에 다수 업체가 연루되는 등 사기수법이 복잡해지면서 상담 건수 감소에도 혐의 업체 수는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가상통화 관련 유사수신의 경우, 주 사업체와 가상통화 거래소, 유사 전자지급거래 플랫폼(~페이, ~월렛) 등 다양한 업체가 연루된 사례가 많아 혐의 업체 수가 여타 유형에 비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사수신 혐의 업체 가운데 가상통화 관련 업체의 비중은 49.5%(92개사)로 가장 높았다. 합법적 금융회사 가장 업체(25.3%, 47개사)와 부동산 및 기타사업 관련 업체(25.3%, 47개시)의 비중은 동일했다.
이들 업체는 최신 유행 기법으로 피해자를 현혹하기 위해 금융·제조·판매사업 등 전통적 유사수신 유형에 가상통화를 접목시켰고, 이에 가상통화 관련 혐의업체의 비중이 증가했다.
사업초기에는 신규 가입자의 돈으로 기존 가입자에게 원금과 수익금을 지급하기 위해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하면서, 다른 회원을 계속 모집하게 만드는 '피라미드 다단계' 방식을 사용했다.
이후 기존 가입자의 환불 요구가 증가하고, 추가적인 가입자 모집이 어려워지게 되면 수익금 지급을 미루면서 잠적·도주·폐업하기에 이르렀다.
또 혐의업체들은 유명 연예인이나 국내외 정관계 유력자와의 친분 과시 등을 통해 해당 업체에 대한 신뢰를 높여 투자자를 모집했다.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대표이사를 인물검색 대상으로 등록, 마치 유명인인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는 수법도 썼다.
여기에 노후대비가 돼 있지 않거나, 가족 역시 수입이 일정치 않은 등 미래 현금흐름이 불확실한 이들을 대상으로 원금이 확실히 보장된다며 자금을 수취하기도 했다.
전체 피해자 138명의 평균 연령은 만 56세였다. 젊은층에 비해 가상화폐 등 최신 금융기법에 비교적 익숙지 않은 중장년층이 범죄 대상이었다. 평균 피해금액은 5783만원으로, 노후대비자금이나 은퇴 후 여유자금을 보유한 중장년층 피해자가 많아 피해금액이 비교적 컸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사수신 업체는 전도유망한 사업모델임을 내세우기 위해 다양한 수법을 사용, 원금이 반드시 회수된다고 투자자들을 현혹한다"며 "고수익을 보장한다면 제도권 금융회사인지 반드시 확인하고, 투자권유에 의심 없이 따르는 것은 유사수신의 희생양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사수신 피해를 입은 경우 즉시 경찰에 신고하거나 금감원 불법사금융피해 신고센터에 제보해야 한다.
금감원은 유사수신 피해를 예방하고자 '불법금융 파파라치' 제도를 통해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신고 내용의 정확성과 피해규모, 수사기여도 등을 고려해 포상금 지급여부와 규모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