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가 연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이사회 결정이 필요한 사항이라며 "아직 결정된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11일 증권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중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주요 증권사에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준비부터 상장까지 통상적으로 1년이 걸리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이르면 올 하반기, 늦어도 내년 초에는 상장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기업가치(시가총액)는 시장에서 약 40조~50조원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소공모비율인 25%만 공모해도 최소 10조원으로 역대 최고금액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급성장과 유동성이 풍부한 현재의 시장 상황이 반영될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는 이보다 훨씬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이를 두고 증권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신규 투자 자금을 유치해야 하는만큼 IPO가 빠를수록 좋다고 분석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를 통해 "전기차(EV)용 2차전지 산업은 파이를 키워야 하는 단계로, 단기간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골든타임에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은 IPO를 진행해 선제적 투자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고 파이를 더욱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분사 목적이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한 선제적 투자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명확했던 만큼 자금조달을 늦출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CATL과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점유율) 1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11월 기준 CATL은 24.2%, LG에너지솔루션은 22.6%로 각각 1, 2위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IPO 등으로 마련한 신규 자금을 생산기지 확충,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에 사용해 오는 2023년까지 배터리 생산능력을 260GWh(지난해 120GWh)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빠른 IPO 추진은 LG화학 주주들의 반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당시 전지사업부)이 LG화학에서 분사한다는 소식이 나오자 투자자들은 지분가치가 희석된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IPO는 이사회 의결 사항으로 아직 결정된 내용이 없다"며 "관련 내용이 확정될 경우 공식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