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한화시스템이 위성통신·에어모빌리티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한화시스템은 29일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유상증자 결의를 했다고 공시했다.
한화시스템은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올해부터 3년 동안 저궤도(LEO·Low Earth Orbit) 위성통신에 5000억원, 에어모빌리티에 45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저궤도 위성통신 체계를 구축하고, 에어모빌리티 기체와 인프라·관제·서비스, 항공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모건스탠리는 세계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 규모가 2040년 320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스페이스X나 원웹 등 은 공격적인 투자로 저고도에 소형 위성을 계속 쏘아 올리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그동안 군 위성통신체계 개발에 참여하면서 확보한 기술을 민간 위성통신에 접목시킬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또 지난해 인수한 영국의 위성 안테나 기업 페이저솔루션(Phasorsolution)과 지분투자한 미국 휴대형 안테나 기술 기업 카이메타(Kymeta)를 통해 독자적인 항공용 위성통신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기존 ‘접시 모양’의 기계식 위성 안테나가 아닌 ‘작고 평평한 모양’의 전자식 위성 안테나 기술에 특화돼 있다. 항공기·자동차 등에서 더 빠르고 정확하게 위성통신 데이터를 받아 처리할 수 있다.
한화시스템은 2023년까지 독자 통신위성을 쏘아 올려 저궤도 위성통신 시범 서비스를, 2025년에는 정식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구상이다.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는 "위성통신 사업의 2030년 매출 목표는 5조8000억원"이라고 말했다.
에어모빌리티 시장은 통신위성보다 더 크다. 국토교통부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을 통해 2040년 세계 에어모빌리티 시장을 약 730조원으로 추산했다.
한화시스템은 이에 대응해 UAM에 총 45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우선 핵심 기술을 가진 업체에 2500억 원을 지분 투자할 계획이다. 자체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에어택시 기체와 자율비행 서비스·인프라 기술을 가진 해외 우수 기업과 협업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앞서 한화시스템은 2019년부터 미국 오버에어(Overair)사와 함께 에어모빌리티 기체 '버터플라이(Butterfly)'를 개발중이다. 올해 상반기 중 미국에서 에어모빌리티 기체의 핵심인 '전기추진시스템'을 테스트 한다.
에어모빌리티 기체 개발과 인프라·서비스 개발에는 2000억원이 들어간다. 2024년까지 기체 개발을 끝내고, 2025년에는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의 2030년 에어모빌리티 사업 예상 매출은 11조4000억원이다.
한화시스템은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이 에어모빌리티 사업의 핵심인 교통관리·관제 시스템에 활용되는만큼 수백미터 고도에서 운항하는 에어모빌리티와 시너지를 일으켜 비용은 낮추고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시스템은 나머지 2500억원을 디지털 플랫폼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플랫폼 사업을 통해 2030년 매출 6000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사업은 기존 블록체인·인공지능(AI)·클라우드 등 첨단 사업을 진행해온 한화시스템 정보통신기술(ICT)부문에서 추진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에이치 체인(H-Chain)을 자체 개발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전하고 투명한 '디지털 플랫폼 사업'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4월 22일, 구주주 청약 예정일은 6월 3~4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