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기회복 기대감↑···'펜트업 소비' 확산 전망"
한은 "경기회복 기대감↑···'펜트업 소비' 확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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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에 소득·고용 여건 개선세···불확실성·민감도↓"
가계저축률 '레벨업' 제약 요인···백신보급 추이 지켜봐야"
저녁 시간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 모습. (사진= 연합뉴스)
저녁시간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 모습.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최근 주요국 경기회복 기대가 높아지면서 향후 '펜트업(pent-up) 소비'에 대한 기대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국내 역시 지난해 위축됐던 소비로 늘어난 가계저축이 향후 소비 진작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은 'BOK 이슈노트 - 향후 펜트업 소비 가능성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펜트업 소비란 경기침체기에 소비 일부는 미래 소득 불확실성 증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미뤄졌다가, 경기회복기에 소비가 억눌렸다가 되살아나는 현상을 말한다. 이번 위기 특성상 지난해 크게 위축됐던 소비 회복은 감염병 확산 및 백신 보급 전개양상, 가계 소득·고용 여건 등에 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과거 위기와 달리 경기 부진 정도에 비해 소비가 큰 폭으로 위축됐다. 2020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0% 떨어진 데 반해, 실질 민간소비증가율은 4.9% 떨어졌다. 이는 감염병 확산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방역조치 등이 대면서비스 및 준내구재 소비를 제약하고 해외여행도 크게 감소시켰다. 지난해 명목 민간소비 가운데 서비스 소비는 지난 2019년 과 비교해 7.4% 감소했는데, 특히 음식·숙박, 오락·스포츠, 교육서비스 등 대면서비스 소비 부진이 크게 나타났다.

가계가 대면활동을 줄이는 대신 재화소비를 늘림에 따라 흔히 자동차, TV, 가구 등의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재화인 내구재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또 소비 위축은 가계저축을 큰 폭으로 증가시켰다. 미국 가계저축률은 지난 2019년 7.5%에서 지난해 16.3% 상승했으며, 국내 가계저축률 역시 2019년 6.0%에서 상당폭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민간소비는 코로나19 확산세 진정, 정부정책 등에 힘입어 점차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양호한 흐름을 보인 재화소비는 올해 비대면화가 지속되고, 정부 소득지원 등에 힘입어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비자발적인 경제활동 제약에 따른 소비 감소분은 연간 민간소비의 약 4%포인트(p) 수준으로 추정되고, 이는 향후 코로나19 확산이 둔환되면서 펜트업 소비로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대 조사총괄팀 과장은 "과거 미국에서도 190년대 후반 저축대부조합 위기 당시 경제위기를 전후로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가 빠르게 되살아나는 펜트업 소비가 발생한 바 있다"라며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가 2%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같은 펜트업 소비 효과가 단기간에 집중될 가능성과 장기간에 분포될 가능성이 혼재되면서 소비 추이 변화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펜트업 소비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으로는 향후 경기회복에 따른 소득 불확실성이 감소한다는 점과 소비의 감염병 확산에 대한 민감도 약화 등이 꼽힌다. 가계 소득·고용 여건이 개선될 경우 가계가 체감하는 미래 소득에 대한 불확실성이 낮아져 억눌렸던 소비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최근 코로나19 확산세 및 방역조치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기 초기와 비교해 경제활동 및 심리 위축 정도는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적인 위기 발생 시 경기에 민감한 내구재 소비는 크게 감소하는 데 반해, 이번 코로나19 위기에선 내구재 소비가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 이례적으로 급증한 내구재 소비는 통상적인 과거 회복기와 같은 호조를 보이긴 어려울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또 지난해 가계저축의 경우 소비성향이 낮은 고소득층에서 상대적으로 더욱 크게 증가한 것으로 추정해 볼 때,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가계가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려는 경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점도 펜트업 소비를 제약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이처럼 펜트업 소비는 향후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전례없는 보건위기라는 점에서 향후 펜트업 소비 전개 양상은 코로나19 확산과 백신 보급 상황이 주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장은 "올해 여러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비교해 경기가 회복되고 소득·고용 여건도 점차 나아지는 등 소비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고소득층 중심의 저축이 확대된 점, 가계의 위험 회피 성향이 심화된 점 등은 펜트업 소비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나, 코로나19 확산과 백신 보급 상황 등이 주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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