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2월 이후 최저치···"원화 강세 재료 집중"
원·달러 환율, 2월 이후 최저치···"원화 강세 재료 집중"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율 1105.9원 마감···3개월 반 만에 '최저'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원·달러 환율이 지난 2월 중순 이후 세 달여 만에 1105원선으로 마감했다. 약(弱)달러 분위기 속에서 지난달 수출지표 개선, 선박 수주 집중, 주식시장 상승 등 원화 강세의 우호적인 재료들이 집중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5.0원 내린 1105.9원에 마감하며 전일 대비 하락폭으로는 0.45%를 기록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1100.1원을 기록한 지난 2월16일 이후 약 3개월 반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달러 약세 흐름을 반영해 3.6원 떨어진 1107.3원으로 출발한 직후 1109원대까지 반등했으나, 이후 내리 하락세를 이어갔다. 오전 장중에는 한때 1105원 초반까지 빠지기도 했으나 마감 직전 하락세를 소폭 회복하며 마감했다.

원화 약세 흐름이 희석되는 등 환율 하락 우호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약달러가 지속되는 가운데 위안화 초강세, 해외선박 수주 강세, 잦아든 외국인 주식 매도, 외국인 채권 순투자 속도 강화,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시그널 등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위안화 강세로 원화가 동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역시 위안화 추가 강세가 이어졌다. 전날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강세 흐름에 제동을 걸기 위해 오는 15일부터 자국 내 은행 등 금융기관의 외화예금 지급준비율을 현행 5%에서 7%로 2%포인트(p)올리기로 했다. 이는 14년 만의 변화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3년 만에 최고치를 찍는 등 위안화 강세 흐름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장에선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면서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6.35위안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원화 강세 흐름도 집중되고 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2021년 5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는데 갖가지 기록이 쏟아졌다. 지난달 수출액은 507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56% 늘었다. 이는 지난 1988년 8월 이후 최대폭 상승이며, 절대 수출액도 역대 5월 중 가장 많았다. 한국 수출의 부활은 원화 강세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조선 수주 개선세가 뚜렷한 것도 환율 하락 요인 중 하나다. 지난 4월 이후 속도가 약화되는 듯 했으나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28일과 31일에만 1조3600억원 규모의 선박을 수주했으며, 삼성중공업이 이날 5290억원, 대선조선이 2240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는 등 올해 조선 3사의 선박 수주는 연간 목표액의 55%가량 달성하고 있다. 경제 정상화 및 환경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올해를 기점으로 조선업이 중장기 호황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가 상승 및 한은의 연내 금리 인상 시그널도 환율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17.95p(0.56%) 오른 3221.87로 사흘째 상승 마감했으며, 이날 기록한 종가는 지난달 10일(3249.30) 이후 최고치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 거래일 대비 2.81p(0.29%) 오른 984.59로 엿새째 상승 마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말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빠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1100원선이 깨지는 데에는 저지선이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날 장중에도 결제 수요(달러 매수)를 비롯한 저가 매수, 해외투자 관련 수요 등에 1100원선 이하 저지선이 형성되기도 했다. 또한 수출 호조도 분명하지만 수입도 많은 데다 위안화 강세 조절 대응 등도 하방 압력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응주 DGB 대구은행 차장(수석딜러)은 "오늘도 어제 처리되지 못한 이월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조금 나왔고 메모리얼 데이로 미국장이 쉬는 와중에 유로화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장중 1105원까지 내려갔다"라면서도 "달러 약세 흐름이 대두된 것은 지난달 초 고용지표 충격으로 글로벌 달러 강세를 뒤집은 것인데, 오는 금요일 발표되는 5월 고용지표 결과가 글로벌 통화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 전으로는 수급 요인 외 큰 변동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