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해운산업 리더 국가로 도약 이끌 것"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정부가 국적선사의 신규선박 발주 지원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오는 2030년까지 해운산업 매출액 70조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공개했다.
해양수산부는 29일 오후 부산신항에서 진행된 HMM의 1만6000TEU급(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원양 컨테이너선 한울호 출항식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해운산업 리더국가 실현전략'을 발표했다.
국내 해운산업은 최근 세계 경제 회복으로 물동량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통한 선제적 정책지원과 맞물리면서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정부는 지난 4월부터 관계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해운재건 사업의 성과를 가속화하고 미래 시장에 대비할 종합적인 계획 수립을 추진해왔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해운 매출액 70조원 이상 △원양 '컨' 선복량 150만TEU 이상 △지배선대 1억4000만DWT 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출항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4년 전 한진해운의 파산은 엄청난 충격이었지만 우리 정부는 다시 시작했다. 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하고 6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며 "혁신적 구조조정을 거치며 HMM은 지난해 10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고, 올해 해운 매출액은 한진해운 파산 전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컨테이너 선박의 대형화, 선박과 항만의 친환경 전환 가속화 및 디지털화를 해운산업 도약의 기회로 삼아 세계 해운산업 리더 국가로의 도약을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최대 30억달러 규모 선박금융 추진···고효율 신규 선박 확보 '총력'
우선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함께 15억 달러 규모의 선박금융을 추진한다. 선박금융 규모는 필요에 따라 30억 달러까지로 확대할 계획이다. 고효율·친환경 선박 관련 공모펀드에 투자하는 개인에 대해서는 정부의 '뉴딜 인프라펀드 과세특례'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더해 국적선사의 신조 발주를 확대하고자 HMM을 통해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추가로 발주한다. HMM은 이날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총 1조7776억원 규모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 신조 발주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선박들은 2024년 상반기까지 모두 인도받을 예정이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선박을 만드는 조선·기자재 업체에 공정 자동화 기술 개발과 인력을 지원해 저비용·고품질 선박을 공급하는 해운-조선 간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중소·중견 선사의 안정적인 화물 운송을 위한 지원에도 적극 나선다. 정부는 수출입 물류 위기를 극복하는 방편으로는 중소·중견 화주기업이 저렴한 운임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장기운송계약 체결을 지원한다. 화주·선주·물류업계에는 상생형 표준거래계약서를 도입해 장기계약을 활성화하고 불공정거래를 방지한다.
미국 서부 항로 등 세계적 거점 터미널을 확보해 국적선사가 하역료를 아끼는 동시에 안정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항과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 항만공사와 민간이 공동으로 투자하는 공동물류센터를 구축한다. 국내에는 인천과 부산에 스마트 물류센터를 세워 해외에서 국내로 복귀하는 '유턴 기업'과 제조기업을 유치할 예정이다.
◇친환경 선박 기술사업에 2540억원 투입···일자리 육성도
정부는 오는 2050년까지 무탄소 선박의 완전 상용화를 목표로 2031년까지 2540억원을 투입해 기술개발을 지원한다.
내년에는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공급을 위한 LNG벙커링 전용선 한 척을 건조하고 2024년까지 울산항에 벙커링 전용 터미널을 구축한다. 또 2030년까지는 관공선, 내항선, 외항선 등 모두 528척을 친환경선으로 전환해 국내 친환경선박 비율을 15%까지로 높일 방침이다.
더해 선진국과의 스마트물류기술 격차 해소를 위해 자동화항만, 자율운항선박, 물류 운송 최적화 등 관련 기술개발도 추진한다. 먼저 광양항에 자동화항만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부산항 진해신항 등 신규항만에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스마트 해운물류분야의 새로운 인력 수요에 대응, 해운물류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전문성을 보유한 신규인력 2000명을 육성하는 등 항만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전환 대책도 추진한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전반기는 한진해운 파산 이전의 해운산업 위상을 회복하는 데 주력했다면 후반기에는 글로벌 선도국가로의 도약을 목표로 이번 전략에서 마련한 정책과제들을 차질없이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략 수립으로 친환경선박 기술개발과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 시행 중인 광양항 테스트베드 구축, 부산항 진해신항 개발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출항식을 한 한울호는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2018∼2022년)에 따라 HMM에서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중 마지막 선박으로, 유럽항로에 투입된다.
이 자리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정태순 한국해운협회 회장을 비롯해 선사 및 조선사 관계자, 선원, 항만근로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