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인하한다. 지난해 4월 이후 15개월 만인데,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9일 성명을 통해 “15일부터 금융기관의 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형은행은 11%에서 10.5%로, 중형은행은 9%에서 8.5%로, 소형은행은 6%에서 5.5%로 각각 인하된다. 금융기관 전체 평균은 기존 9.4%에서 8.9%로 낮아진다.
인민은행은 이번 조치로 시중에 공급될 자금 규모가 1조 위안(약 177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금융기관들이 매년 130억 위안가량 비용을 절감하게 돼 더 낮은 금융 비용으로 대출을 해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 3, 4월에 각각 한 번씩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지준율을 인하했다. 하지만 고강도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자 올해 초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출구전략에 돌입했었다.
그랬던 중국이 다시 지준율 인하에 나선 것은 중국 경제 회복 속도가 둔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중국 제조업체들의 자금난을 덜어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인민은행은 “올해 들어 일부 원자재 가격이 계속해서 올라 일부 중소기업이 비용 상승 등 경영 압력에 직면했다”며 “통화 정책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견지하는 가운데 대수만관(大水漫灌·농경지에 물을 가득 채우는 관개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중소기업 지원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지준율 인하가 '온건한 통화정책 방향'에 변화가 생긴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온건한 통화정책 방향에는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중국 경제가 안정적인 흐름 속에서 나아지고 있다"면서 "인민은행은 통화정책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견지하고, 정상적인 통화정책도 견지하겠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