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제품 공급 늘고 스프레드 급락···이익 감소 우려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국내 주요 화학사의 실적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석유제품 수요 호조로 최고 수준의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하반기 들어 제품 공급이 늘어나는데다 원료가격이 상승하면서 이익구조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1816억원으로 집계된다. 지난 1분기(1조4081억원)에 분기기준 첫 1조원을 넘은 뒤 연속으로 1조원대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다.
IT·전자제품 수요 호조로 고부가합성수지(ABS)와 폴리카보네이트(PC) 가격이 강세를 보였고,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폴리염화비닐(PVC), 가성소다도 상승하면서 기초소재 부문의 영업이익만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에너지저장장치(ESS)의 리콜조치로 인한 충당금 약 4000억원이 반영되면서 전지 부문의 영업이익은 일시적인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의 2분기 영업이익은 5979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실적인 329억원보다 1717% 급증할 전망이다. 다만 지난 1분기(6238억원)보다는 4.15%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말 대산공장이 재가동하면서 예상보다 강한 수익을 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대산공장 정기보수 기회손실비용 500억원, 유가상승과 PE/PP 등 제품 가격 하락으로 인한 마진하락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다소 줄었다.
금호석유화학은 주력제품인 니트릴부타디엔라텍스(NBL)와 범용고무 수요 확대로 사상 최대 실적인 7236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위생용 고무장갑의 원재료인 NB라텍스 가격이 상승해 높은 수익성이 유지됐고, SBR/BR 등 범용 고무도 타이어의 글로벌 수요 증가에 따라 수익이 개선됐다.
특히 에폭시, PC 등 제품에 대한 호조가 이어지면서 비스페놀A(BPA), 페놀 등 페놀유도체 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솔루션도 PVC와 가성소화 등 석화부문의 실적 상승이 영업이익을 견인하면서 전년동기대비 두 배 넘게 증가한 2780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PVC제품은 올해 1분기 톤당 1293달러에서 2분기 1447달러로, 가성소다 제품은 같은 기간 톤당 230달러에서 307달러로 크게 올랐다.
다만 태양광 부문의 경우 중국 신장지역 제품 사용 규제 움직임으로 폴리실리콘, 웨이퍼 등 원료가격이 급등해 적자폭이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석유화학 기업들의 호황에도 하반기 수익성에 대해서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원료가격은 높아지는데 석유화학제품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더디게 상승해 제품 마진이 축소된다는 것이다. 또 하반기부터 석유화학 제품의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 부문의 주력제품인 ABS가 중국에서만 100만톤 설비가 대기하는 등 3분기부터 증설 압박이 증가했고, PE/PVC 스프레드도 급락하고 있다"며 "하반기 영업이익 약화 가능성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