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성장으로 순이자이익 15.3%↑
보험·글로벌기업 M&A 효과 '톡톡'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KB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2조500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상반기 누적기준으로 순이익이 2조원을 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리딩뱅크 수성에 파란불이 켜졌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이날 KB금융은 지주사 출범 후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결의했다. 올해 6월 말을 기준으로 주당 배당금은 750원이다. 대상 주식은 3억8963만4335주로, 배당금 총액은 2922억2575만1250원이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2조47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조7113억원) 대비 44.6% 증가한 규모다. 견조한 여신성장에 힘입어 순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2분기 대손충당금을 대거 적립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반영됐다.
KB금융 관계자는 "상반기 핵심이익이 견조하게 성장한 가운데, 인수·합병(M&A)을 통한 비유기적 성장과 지난해 2분기 추가 대손충당금 전입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전년 대비 44.6%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 별도 당기순이익은 1조2043억원으로 전분기(1조2700억원)보다 5.2% 감소했다. 여신성장 등에 힘입어 순이자이익은 증가한 반면, 주식거래대금 및 은행 신탁판매 감소로 순수수료이익 증가세가 둔화됐고, 시장금리 상승으로 채권평가이익이 축소된 영향이다. 다만, 희망퇴직비용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상적 기준으로는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5조401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조6832억원) 대비 15.3% 증가했다. 푸르덴셜생명, 캄보디아 프라삭마이크로파이낸스,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등 M&A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이자이익 기여도가 크게 확대됐다.
그룹과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각각 1.82%, 1.56%를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4bp(1bp=0.01%p), 3bp 상승했다. 전분기와 비교해서는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NIM은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KB금융 관계자는 "저원가성예금 증대를 통한 조달부담 완화 노력과 수익성 중심의 대출전략에 기인한 마진 확대에 힘입어 전반적인 개선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순수수료이익은 1조832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3813억원) 대비 32.7% 늘었다. 고객수탁고 증가 및 IB(투자은행) 비즈니스 활성화로 증권업수입 수수료가 크게 증가했고, ELS 판매실적 개선으로 은행의 신탁이익도 증가했다. 소비 회복에 힘입어 카드가맹점 수수료가 증가한 것도 수수료이익 증가에 영향을 줬다.
누적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397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6.4% 감소했다. 지난해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건전성 악화 가능성에 대비하고자 대규모 추가 대손충당금(2060억원)을 전입했던 영향이 소멸한 데 따른다.
그룹의 6월 말 기준 총자산은 633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3조1000억원 증가했다. 그룹의 관리자산(AUM)은 369조9000억원으로 투자자예수증권 및 자산운용 수탁고 증가에 힘입어 1분기 말 대비 4.6%(16조4000억원) 늘었다.
자산건전성 지표인 그룹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39%로 1분기 말 대비 0.03%p 개선됐다. NPL커버리지비율은 173.1%, 대손준비금을 포함한 NPL커버리지비율은 363.7%로 손실흡수능력을 한층 제고했다는 평가다. 그룹 BIS자기자본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은 각각 16.03%, 13.70%를 기록했다.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상반기 1조42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14.1% 증가했다. 대출성장과 M&A에 따른 자산증가로 이자이익이 안정적으로 증가했고, 미래경기 전망 시나리오를 반영한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 영향이 소멸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6월 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302조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0%, 3월 말 대비 1.7% 성장했다. 이 중 가계대출은 전월세자금대출과 우량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각각 1.5%, 0.9% 증가했다. 기업대출의 경우 소호 및 우량중소기업을 중심으로 2.8%, 2.7% 늘었다.
KB증권은 상반기 374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288억원) 대비 190.7% 증가한 규모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주식시장 호황과 고객수탁고 증대, IB비즈니스 확대 등으로 증권업수입 수수료가 크게 증가하면서다. 또 지난해 상반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부진했던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 실적이 개선된 것도 영향을 줬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는 252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카드이용금액이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54.3% 증가했다. 6월 말 연체율은 0.82%로 전분기 대비 0.04%p 하락했다.
KB손해보험은 상반기 142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희망퇴직 등에 따른 비용증가에도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보험손익이 확대됐다. 2분기 손해율은 833.3%로 전분기 대비 0.3%p 개선됐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5%p 줄었고, 일반보험 손해율은 4.8%p 증가했다.
지난해 그룹에 편입됐던 푸르덴셜생명의 경우 올해 상반기 19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자이익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가운데 저축성상품 판매 비중 증가에 따른 신계약비 감소 등으로 보험손익이 개선됐다. 또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으로 투자손익도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