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 위협받고 있다"
"코스닥이 위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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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선현 기자]<sunhyun@seoulfn.com>지난해 불공정 거래로 호된 몸살을 앓았던 코스닥시장이 존폐의 위기에 놓여있다. 증권선물거래소(KRX)는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하나로 묶어 조직운영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아래 조직개편을 골자로 ‘거래소 발전방안’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업계관계자들은 코스닥 시장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통합 시너지 효과 의문
증권선물거래소는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 노선에 동승해 두 시장의 중첩되는 기능을 통합하고 조직의 효율성을 극대화 시키는 조직개편안을 용역업체에 의뢰했다.
아직까지 조직만 통합하는 것인지 시장 전체를 통합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한 상태이나 증권업계에서는 운용인력의 조직 개편, 제도, 시스템 등의 합병이 이뤄지면 사실상 시장 자체가 통합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보고 있다.
두 시장의 합병이 이뤄지면 현재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 나눠져 있던 상장심사 및 제도, 공시 기준 등과 같은 가이드라인을 통합시장에 맞게 새로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각각의 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에게 동일한 업무규정이 적용된다면 상대적으로 자본 규모가 낮은 코스닥 상장사들은 코스피 상장사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현재도 부실기업의 온상이라는 불명예로 투자자들의 외면이 심화되고 있는데 시장이 합병이 된다면 코스피 상장사들의 그늘에 가려 코스닥 상장사들의 어려움은 더욱더 증폭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시장의 우려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코스닥시장의 발전방안 마련을 계획하고 있다”며 “시장이 통합된다 하더라도 코스닥시장의 특수성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질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코스닥시장만의 특수성을 발전시키는 것이 더 효율적
지난해 코스닥시장은 시장개설 11년 만에 1000개의 기업을 상장했다. 이 같은 기록은 전 세계 신기술주식시장 중에서 미국의 나스닥과 영국의 AIM에 이어 세 번째에 해당한다. 또, 중국의 차스닥(가칭)이 벤치마킹 할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하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코스닥시장이 각종 불공정거래와 증권범죄 등으로 내부 몸살을 앓기 시작하면서 통합논의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코스닥에 상장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성장잠재성을 가지고 있으나 자본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벤처기업이 대부분”이라며 “시장 통합으로 기업들이 상장에 어려움을 겪고 시장 진입을 포기한다면 거시적인 측면에서도 효율적이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즉, 내부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시장을 합병하는 것 보다 처벌규정을 강화해 내실을 다져가면서 코스닥시장만의 특수성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
또 다른 관계자는 “실용주의 노선에 동승하려는 거래소의 노력은 인정하나 중소기업을 활성화 시키겠다는 것도 이명박 정부의 정책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의 위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코스닥 시총 규모 3위인 LG텔레콤이 코스피이전을 선언했다. 그전인 1월말에는 아시아나항공이 코스피 이전을 밝힌 바 있다. 코스닥시장의 버팀목으로 작용했던 기업들이 속속 코스닥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 합병 논의보다 내부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총 상위종목의 외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합병 논의까지 불어 닥쳐 현재 코스닥 시장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해 있다”며 “가뜩이나 신용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때 관련사항을 시급히 마무리해 안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현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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