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잇단 '원화마켓' 종료···줄폐업 현실화
가상화폐 거래소 잇단 '원화마켓' 종료···줄폐업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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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MS 인증 거래소 '플랜B'···'코인 마켓' 후 실명계좌 확보
금융 당국 "즉시 이용중단···예치금·가상자산 인출해야"
8일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 모니터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 모니터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가상화폐(암호화폐) 업계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대 거래소 체제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금융 당국이 권고한 영업종료 공지 시한 마지막 날이 되면서 중소 거래소들은 잇따라 원화 마켓 운영을 중단하고 있다.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조차 받지 못한 곳들은 줄폐업에 들어간 상태다. 거래소 폐쇄로 투자자들의 피해 가능성이 커진 만큼, 금융 당국은 예치금·가상자산 인출을 당부하는 등 재차 경고 조치에 나섰다.

17일 금융 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받고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사업자 신고를 마친 곳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곳뿐이다. 나머지 거래소들은 이날까지 원화 거래 지원 중단이나 전체 서비스 종료 여부를 결정한 후 이용자들에게 공지해야 한다. 이날이 거래소들의 최후통첩일인 셈이다.

지난 10일 기준으로 28곳의 거래소가 사업자 신고 필수 요건인 ISMS 인증을 획득했으나, 이중 24곳은 실명계좌를 발급해줄 은행들과의 막판 협의에 난항을 겪으면서 '플랜B' 가동 준비에 한창이다.

우선 가상화폐 간 거래만 가능한 '코인 마켓'으로 전환하고 추후 실명계좌 발급을 받겠다는 전략이다. 코인 마켓은 말 그대로 코인 간 거래만 지원하는 것으로, 실명인증 계좌 없이 ISMS 요건만 갖추면 된다.

실제로 프로비트, 코어닥스, 텐앤텐, 플라이빗, 캐셔레스트, 와우팍스 등은 코인 마켓으로 전환한다고 공지했다.

프로비트 관계자는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위해 오는 23일부로 원화 마켓을 일시 중지하고 코인 마켓 거래로 운영 방식을 전환한다"며 "은행과의 실명확인계좌 발급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코인 마켓으로 전환하게 됐지만, 사업자 신고 후에도 원화(KRW) 마켓 재개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거래소 중 4번째로 거래량이 많은 고팍스는 지방은행과의 제휴를 위한 마지막 협의를 진행 중이다. 원화 마켓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면서 오는 24일까지 사업자 신고를 마치겠다는 방침이다.

고팍스 관계자는 "금융기관과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발급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현시점까지 사업 내용의 변경 없이 신고 접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원화 마켓 지원이 불가할 것으로 최종 확정될 경우 별도 공지를 통해 안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ISMS 인증을 받지 못한 거래소는 선택의 여지 없이 줄폐업에 들어갔다. 달빗, 워너빗, 데이빗, 스포와이드 등은 아예 영업을 중단했으며, 비트베이코리아, 빗키니 등 거래소는 사이트 접속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당국이 파악한대로라면 ISMS 미인증 거래소 36곳은 모두 폐업 수순을 밟게 된다.

당국은 투자자들에게 다시 한번 주의 사항을 당부하고 있다. 이용 중인 거래소의 신고 여부나 폐업 등을 확인하고 예치금이나 가상자산 인출 요청 등이 거부되는 사례가 발생하면 즉시 신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융위는 "사업자가 폐업 또는 영업전부 중단 예정인 경우 즉시 이용을 중단하고 예치금·가상자산을 인출할 필요가 있다"면서 "신고한 사업자의 경우에도 신고수리 현황을 꼭 확인해야 하고, 만약 가상사업자가 예치금·가상자산 인출 요청 등을 거부·지연하거나, 갑작스럽게 영업을 중단할 경우에는 금융정보분석원이나 금감원, 경찰 등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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