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투자 대상 부적합·기초지수 특성 이해한 뒤 투자"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 주부 A씨는 증권사 직원으로부터 해외 레버리지 원유선물지수 ETN(상장지수증권) 상품 투자 권유를 받았다. 3배 수익성과 함께 "유가가 0원이 될 수 없으니 ETN 가격이 0원이 되기 어렵다"는 직원의 말에 투자를 결정했지만, 해당 상품은 2개월 만에 상장폐지돼 -97.85%의 손실이 발생했다.
최근 해외투자 및 직접투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해외레버리지 ETN 불완전 판매로 인한 민원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금융감독원이 12일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해외주식 순매수 규모는 2018년 2조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3조1000억원으로 11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주가지수를 기초로 한 해외 장내파생상품 거래대금도 1조2000억 달러에서 3조5000억원 달러로 3배가량 늘었다.
위의 A씨 사례는 투자자와 금융투자회사 간 합의로 손해배상이 이뤄졌지만, 금감원은 향후 유사분쟁에 대한 처리 기준을 정립하기 위해, 지난 7일 분쟁조정소위원회를 개최해 사안을 검토했다.
검토 결과, 해외 ETN 불완전판매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됐다. 여기에는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를 위반한 점이 반영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주식·ETN·ETF 등 투자경험이 없는 적극투자형(2등급) 투자자에게 원유선물지수를 3배 추종하는 초고위험상품(1등급)인 UWT(붙임 참조)를 투자권유했다"며 "그러면서 ETN의 기본적 특성과 가속조항(조기청산 요건) 등 중요사항을 설명하지 않은 것은 적합성 원칙 및 설명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매 직원은 ETN이 무엇인지에 대한 신청인의 질문에도 답변하지 않고, 중요사항은 누락한 채 고수익성 위주로 설명했다. 여기에, 상품설명 후 이를 서명·녹취 등으로 확인해야 하는 법상 의무가 있음에도 관련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금감원은 전했다.
금감원은 해외레버리지 ETN은 중장기용 투자 상품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초지수를 2배·3배 추종하는 해외레버리지ETN은 기초지수의 변동을 수시로 확인해 거래할 수 있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기에, 중장기 투자 대상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상장폐지 요건을 확인하고, 기초지수의 특성을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점도 해외레버리지 ETN 투자 유의 사항으로 지적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ETN은 조기청산 조건에 따라 상장폐지 될 수 있으므로, 투자설명서의 관련 내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추종하는 기초지수가 주가·선물·원자재 등 매우 다양하고, 기초지수를 반대로 추종(인버스)하거나 배수*로 추종(레버리지)하는 상품도 존재한다"고 했다.
금감원은 향후 해외주식·ETN·ETF 등 상장증권과 관련한 분쟁조정 시 불완전판매 여부를 철저히 확인할 예정이다. 특히 해외상장증권의 일반적 투자위험 외에 개별 상품의 특성과 투자위험을 충분히 설명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살펴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