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도 '천스닥' 뒤 널뛰기···증시 부진에 해외주식·ETF 각광
증권사, 다방면 성과로 최대실적···내년 증시 부진에 감익 전망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연초 파죽지세로 '삼천피'를 기록한 코스피지수는 여세를 몰아 3300선까지 오르며 장밋빛 전망이 잇따랐다. 하지만 여전한 코로나19 리스크와 미국발(發) 긴축 우려 등에 상승폭을 반납, 3000선 안팎에서 지루하게 흐르고 있다. 지지부진한 증시는 증권사들의 호실적 행진에 제동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오후 2시13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3017.87으로 닷새 만에 3000선을 탈환했다. 지난해 2873.47에 마무리한 코스피는 올해 첫 개장일 2.47% 급등, 단숨에 2940선으로 도약한 뒤 사흘 만에 '삼천피' 고지를 밟았다. 이후 줄곧 3000선에서 움직이며 점진적으로 상승세를 확대해 7월6일 3305.21로 최고치에 올라섰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기세가 꺾이며 올 초 수준으로 회귀했다. 지난 7~11월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기도 했다. 이날 기준, 사상 최고치와 견줘 287.34p(8.7%) 뒷걸음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여전히 상존한 데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 축소) 등 통화정책 기조 변화 등 불확실성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코스닥지수도 롤러코스터 장세가 연출됐다. 3월 한때 890선까지 밀렸지만, 이후 낙폭을 빠르게 회복해 4월12일 1000.65을 기록했다. 2000년대 초 '닷컴버블' 이후 20년 만의 '천스닥'이다. 게임과 2차전지 업종이 지수 상승을 주도하며 8월 1060선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이후 상승동력이 현저히 약해져 10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지부진한 장세가 이어지자, 그간 증시를 떠받쳤던 '동학개미'는 해외주식으로 눈을 옮겨 '서학개미'로 변모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보관 잔액은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테슬라와 애플, 앤디비아, 알파벳A 등 종목이 보관금액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간접 투자가 가능한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도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ETF 순자산총액은 70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햇다. 지난해 말(52조1000억원) 대비 35.5% 증가했다. 다양한 업종과 테마로 투자가 가능해, 부진한 증시 상황에서 각광받고 있다.
증권사들은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갔다.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사 최초로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고,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사들도 3분기 만에 '1조 클럽'에 진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순이익 1조원을 넘어선 기염을 토했다. IB(기업금융)를 비롯해 다방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시현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등 중소형사도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벌이며 약진했다. 올 3분기에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비우호적 업황에도 골몰한 틈새시장 공략과 사업 다각화 전략이 주효했다. 증시 부진에도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선전하며 실적 개선에 일조했다.
규모 막론하고 호실적을 거둔 증권사들은 올해를 정점으로 내년부터 감익이 전망되고 있다. 증시 부진에 따른 거래대금 급감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SK증권은 국내 주요 증권사 5곳의 내년도 순이익을 3조5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년 대비 30% 감소하는 수준이다. 위탁수수료 감소와 유가증권운용이익의 초호황이 꺾이는 점을 감안한 전망이다.
구경회 연구원은 "내년에도 증시 거래대금 감소 가능성이 높아, 증권업은 단기적으로 상승 모멘텀이 부족하다"며 "일평균 거래대금 추정치를 기존 35조3000억원에서 29조3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국내 브로커리지 수수료율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기에, IB나 WM을 잘하는 증권사가 높게 평가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