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둔화세 '뚜렷'···강남‧용산 '주춤' 은평은 '하락'
서울 집값, 둔화세 '뚜렷'···강남‧용산 '주춤' 은평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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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0.09%‧용산 0.08%···상승 주춤
은평 -0.03%···1년 7개월 만에 하락
서울 시내 전경. (사진=노제욱 기자)
서울 시내 전경. (사진=노제욱 기자)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세금·대출 규제로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폭이 확연히 둔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서울 집값을 주도하던 강남 등 주요 지역의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는 것은 물론 일부 외곽 지역의 경우 하락세로 전환되기도 했다.

24일 한국부동산원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12월 셋째 주(20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5% 상승하며 전주(0.07%) 대비 상승폭이 하락했다. 이는 지난 4월5일(0.05%) 이후로 가장 낮은 상승폭을 기록한 것이다.

강남구는 이번 주 0.09% 상승하며 지난주(0.12%) 대비 상승폭을 줄여나갔다. 강남구의 상승률이 0.1%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4월5일(0.08%) 이후 처음이다. 일부 단지에서는 가격이 떨어지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청담동 '청담자이' 전용면적 89㎡는 지난 10월 2건이 각각 33억1000만원, 33억원에 거래되며 전고가(35억원) 대비 하락했다. 논현동 '아크로힐스논현' 전용 84㎡도 전고가(26억원) 보다 1억4000만원 내린 24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용산구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용산구는 이번 주 0.08% 상승하며 역시 전주(0.14%)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 지난 6월28일(0.05%) 이후 첫 0.1% 이하의 상승률이다. 

한 재건축 단지에서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가 여전하다는 평가도 있었으나, 취재 결과 해당 매물은 직전 최고가 매물과 전용면적만 같을 뿐 대지지분은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전용 121㎡는 이달 전고가(40억) 보다 4억5000만원 오른 44억5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이촌동 한강맨션 인근 A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해당 매물은 상가동에 위치해 있어 직전 최고가 매물보다 대지지분이 4~5평가량 더 높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거래로 '가격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다소 저렴한 가격에 거래됐다고 볼 수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서울 외곽지역에서는 하락세를 보이는 곳도 나왔다. 은평구는 이번 주 0.03% 하락하며 서울 25개구 가운데 가장 먼저 떨어졌다. 은평구 아파트값이 내린 것은 지난해 5월4일(-0.01%) 이후 약 1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은평구 역시 가격이 하락하는 단지들이 나오고 있다.

응암동 '백련산SK뷰아이파크' 전용 60㎡는 지난달 13일 9억4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같은 면적의 실거래 가격이 지난 8월 10억4000만원까지 올랐다가 3개월 새 1억원 떨어진 것이다. 녹번동 '래미안베라헬즈' 전용 85㎡도 지난 9월 14억4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1억7000만원 떨어진 12억7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서울 집값의 둔화세, 하락세에 대해 집값 급등에 대한 피로감 등 심리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양상이 지속된 기간이 짧아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지난 6~7년 동안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하면서 집값이 고점에 달했다는 인식과 급등 피로감 등이 퍼진 영향으로 분석된다"며 "그동안 가격이 많이 오른 만큼 하향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이 같은 추세가 올해 4분기에 접어들면서 나타난 만큼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보통 1~2월 학군수요에 따른 이사로 인해 상승세가 나타나는데, 내년에 이러한 변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춤한다면 확연히 안정돼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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