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호랑이의 해' 2022년 빛낼 범띠 금융권 수장은?
'검은 호랑이의 해' 2022년 빛낼 범띠 금융권 수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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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손병환·방문규 1962년생 동갑···위기 속 돌파구 모색
(왼쪽부터) 고승범 금융위원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방문규 수출입은행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고승범 금융위원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방문규 수출입은행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2022년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壬寅年)을 맞아 범띠 금융권 수장들의 활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범띠 수장들은 코로나19 장기화, 경제성장률 둔화, 산업구조 변혁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담대하게 성장 기회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기관·기업 수장들 가운데 고승범 금융위원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방문규 수출입은행장 등이 1962년 호랑이띠다.

올해 8월 말 공식 취임한 고 위원장의 최대 행적은 가계빚 잡기다. '대출 저승사자'란 별명에 걸맞게 고 위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유례없는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펼쳤다. 이 과정에서 대출 연쇄중단, 실수요자 피해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지만 과도한 부채가 경제·금융위기로 전이될 수 있음을 우려한 그는 총량관리 뜻을 굽히지 않았다.

강도 높은 부채관리의 결과로 취임 직전까지 7%대를 넘어서던 가계대출 증가율은 가이드라인의 마지노선인 6%대로 안정화됐다. 가계부채 관리를 둘러싼 정치권, 여론 등의 반발에도 뜻을 굽히지 않은 결과다.

고 위원장 특유의 '뚝심'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시절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난 7월 금리 결정 당시 고 위원장은 유일하게 금리인상(소수의견)을 주장한 위원이었다. 당시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금리동결 결정이 유력한 상황이었음에도 부채 누증을 주의해야 한다는 게 고 위원장의 생각이었다.

고 위원장은 내년에도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를 지속할 계획이다. 그는 전날 배포한 신년사에서 "총량관리에 기반하되, 시스템관리를 강화하면서 가계부채 증가세를 4~5%대로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1월부터 NH농협금융지주를 이끌어온 손병환 회장은 농협은행장에 선임된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회장으로 영전한 인물로 디지털·기획 등 금융그룹 핵심 부문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농협은행장 시절 은행의 디지털·글로벌·자산관리 부문을 강화하면서 눈에 띄는 실적을 냈다.

현재 농협금융은 금융지주 '4위' 자리를 놓고 우리금융지주와 다투고 있다. KB·신한·하나·우리·농협금융 등 5대 금융그룹 가운데 만년 5위였던 농협금융은 손 회장의 리더십 아래 4위를 다투는 금융사로 성장했다. 실제로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824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이익(1조7359억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연간 사상 최대 실적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 회장은 비대면·디지털화 등 급변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플랫폼, 메타버스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행정고시 28회 출신인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은 국세청, 재무부, 기획재정부, 농림수산식품부, 보건복지부 등을 지낸 정통 관료 출신이다. 온화한 성격과 꼼꼼한 업무능력, 계획을 빠르게 실행으로 옮기는 뚝심으로 직원들의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출입은행장 자리는 최종구·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을 배출한 요직으로, 방 행장 또한 대내외적으로 업무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에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해외출장만 3번을 다녀왔다. 코로나19로 국내기업의 해외 진출길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직접 발로 뛰며 이들 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을 모색했다. 그 결과 수출입은행은 아랍에미리트(UAE) 국영기업 아부다미석유공사(ADNOC)와 50억달러 규모의 수출금융 계약을 체결하고, 그리스 최대 해운사와 한국 조선사 수주 확대를 위한 선주금융 협약을 체결하는 등의 성과를 올렸다.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 대금을 더 쉽게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앞으로 방 행장은 수출입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전환을 지원하는 데 방점을 둘 계획이다. 오는 2030년까지 ESG여신 180조원 공급, ESG채권 200억달러 발행, 기관 탄소배출량 50% 감축 등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민간은행이 아닌 국책은행에서 구체적인 ESG경영·지원 목표를 발표한 곳은 수출입은행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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