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국제 정세에 믿을건 金···금통장 수요 '쑥'
불안한 국제 정세에 믿을건 金···금통장 수요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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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지난 2020년 8월 이후 사상 최고점
은행 금 통장 잔액 6938억···전년比 11.6%↑
"금리 상승 기대감보다 지정학적 불안↑"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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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로 고조된 긴장감이 안전자산인 금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세 불안과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 여러 요인이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힘을 보태면서 금값은 지난 2020년 8월 이후 사상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금 간접투자 방식인 시중은행의 금 통장(골드뱅킹)의 수요도 부쩍 늘었다. 당분간 위험자산을 피하려는 심리가 커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른바 '금테크'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금 통장 잔액은 693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6852억원)보다 1.3%(86억원), 1년 전과 비교했을 땐 11.6%(719억원) 늘어난 규모다.

금 통장 잔액은 지난해 2월 6219억원으로 주춤한 후 8월 7136억원까지 증가했다. 이후 6000억원 후반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금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7000억원에 다시 다가선 모습이다. 말일까지 집계되면 이달 금 통장 잔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 통장 잔액의 증가폭 추이는 금값의 상승곡선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한국금거래소가 집계한 이날 금 가격은 3.75g당 31만6000원이다. 지난해 저점이었던 1월(26만5000원)보다 약 1년 새 19.2%(5만1000원)가량 오른 값이다. 2020년 8월(31만5000원) 이후 최고점이다.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골드바 구매처럼 직접적인 방식과 금 통장 개설, 금 펀드 등 간접 방식으로 나뉜다. 이 중 금 통장은 국제 금 시세에 따라 고객이 계좌에 넣어둔 잔액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구조다.

소액 투자가 가능한 데다 원할 때 언제든 환매할 수 있고, 수수료도 약 1%정도다. 투자 차익에 대해선 15.4%의 이자배당소득세가 붙지만, 장기 보유 목적의 골드바보다 진입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통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는 달러가치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금테크의 인기가 떨어지는데,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에 대한 선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정학적 불안이 금리 상승 기대감을 꺾은 것이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무력충돌 위기감은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으로 러시아가 평화유지군 진입 명령을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안전자산을 제외한 투자 심리는 빠르게 얼어붙는 분위기다.

실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5%(37.01포인트) 하락한 2706.79로 장을 끝마쳤다. 여기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급격한 확산도 안전자산의 수요를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금값 오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금 통장을 비롯한 금테크의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금거래소 측은 "최근 러시아의 조치로 유럽증시를 비롯한 러시아 증시까지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일제히 안전자산인 금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금은 당분간 상당한 지지세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 통장은 간편한 투자방식으로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젊은층 수요도 적지 않다"면서 "금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금 통장과 펀드, 신탁상품, 골드바 등의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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