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중저신용자를 잡아라"···막오른 '인뱅 삼국지'
"우량 중저신용자를 잡아라"···막오른 '인뱅 삼국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토스뱅크, 5일 출범···파격 상품 출시로 고객 유치
가계대출 규제 속에 우량 고객군 확보 여부 관건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삼국지 시대'가 본격 시작됐다. 선두기업 카카오뱅크와 몸집을 불리고 있는 케이뱅크, 파격적인 금리조건으로 사전 신청자만 160만명을 모은 토스뱅크가 그 주인공이다.

세 은행 모두 씬파일러(금융이력·신용이 부족한 사람)와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상환능력을 보다 정교하게 심사할 수 있는 신용평가모형(CSS)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기존에 우량고객으로 분류되지 못했던 고객군을 새로 발굴할 계획으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중금리대출 시장에서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공식 출범한 토스뱅크는 이달 말까지 사전신청자 160만명의 가입을 모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토스뱅크는 출범 전부터 파격적인 조건의 여수신 상품 출시를 예고하며 업계 안팎의 큰 관심을 모았다. 출범 첫날 토스뱅크는 △연 2~15%대 금리·한도 2억7000만원 신용대출 △한도 1억5000만원 마이너스통장 △한도 300만원 비상금대출 △연 2% 수시입출금 통장 △매월 최대 4만6500원 캐시백 체크카드 등을 선보였다. 모두 기존 은행권과 비교해 금리와 한도혜택이 크다.

이같은 파격 혜택은 고객을 대규모로 유치하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풀이된다. 인터넷전문은행 마지막 주자로서 시장에 안착하려면 기존 고객을 대규모로 끌어모을 필요가 있어서다.

다만, 이같은 파격혜택이 단순히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차원만은 아니라는 게 토스뱅크의 설명이다.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종합해 구축한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고객에게 조금 더 나은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날 출범식에서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2%대인 최저금리와 2억7000만원의 최대한도는 토스뱅크 전체 신용대출 상품의 스펙트럼에서 제공하는 하나의 숫자로, 고객에게 미끼상품처럼 제공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신용자를 포함해서 고객들에게 더 좋은 혜택이 제공될 수 있도록 상품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토스뱅크는 물론 이와 경쟁하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의 성패가 상환능력이 높은 중·저신용자 고객을 얼마나 확보할지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가계대출 규제에 따라 인터넷은행들이 고신용자 대출을 일괄적으로 축소한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성을 높이려면 새로운 우량 고객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서다.

토스뱅크의 경우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기반으로 기존에 1금융권을 이용하지 못했던 중·저신용자 중 30%를 발굴해 대출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중신용대출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지난 8월부터는 자체 신용에 기반한 중신용대출 상품 △중신용플러스대출 △중신용비상금대출을 선보이며 중저신용자대출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상품을 출시한 8월 한 달에만 중·저신용자에게 공급한 무보증 대출은 3000억원이다.

케이뱅크는 이자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여주는 행사를 통해 중저신용자 고객 유치에 나섰다. 오는 31일까지 코라이크레딧뷰로(KCB) 기준 신용점수 820점 이하인 중저신용자가 신규로 신용대출을 받을 경우 두 달치 이자를 돌려주기로 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모든 은행의 시작점이 그랬던 것처럼 토스뱅크도 빠르게 몸집을 키우려면 대출을 크게 늘리는 수밖에 없다"며 "한편으론, 규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당국이 강조하는 중저신용자 포용 부문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