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마지막 금통위 D-1···'깜짝 금리인상' 가능성은?
이주열 총재 마지막 금통위 D-1···'깜짝 금리인상' 가능성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은, 24일 기준금리 결정···수정경제전망도 함께 발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 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2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달 회의는 앞선 전망과 같이 숨을 고르는 금통위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3차례 금리를 인상한 데 따른 파급효과를 확인해야 하고, 대선 직전 이주열 총재의 마지막 회의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유례 없는 3차례 연속 인상은 어렵다는 관측이다.

다만, 최근 높아진 국내외 물가상승 압력과 빨라진 미 금리인상 속도, 높아진 시중 채권금리 등을 고려하면 '깜짝 금리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은 금통위는 오는 24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8월(0.50%→0.75%)과 11월(0.75%→1.00%), 올해 1월(1.00%→1.25%)까지 금리를 총 세 차례 인상해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금리 수준인 1.25%를 회복했다. 특히 12월 금통위 회의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 2008년 3월 기준금리가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로 변경된 이후 첫 2회 연속 금리 인상이다.

△ 금리인상 파급효과 확인할 '정책적 휴지기' 전망

2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금리를 올리기로 한다면 이는 4개분기 연속 금리 인상의 결정이자, 3차례 연이은 금리인상이다. 지금껏 금통위가 금리를 3차례나 잇따라 올린 적은 역사상 전무하다. 이에 이번 결정을 앞두고 금통위 결정을 예상하는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인상보다는 동결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1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문을 보면 지난 11월과 1월 금리를 잇따라 인상한 데 대해 '파급효과'를 지켜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첫 금리 인상에 가장 강력한 이유로 꼽았던 금융불균형'을 비롯해 최근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주택가격 상승률 등에서 시장의 변화도 감지된다.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빚이 역대 두 번째 오름폭을 기록하긴 했으나, 4분기(13조4000억원) 가계대출로만 보면 오름세가 전분기(34조7000억원)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향후 집값 전망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은 1년9개월 만에 처음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굵직한 정치 이벤트들을 앞둔 상황에서 2월 금통위는 정책적 휴지기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달 금통위는 이주열 총재 임기 중 마지막으로 열리는 회의이자, 대통령선거 직전으로 열리는 회의다. 내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상황에서 국고채 단순매입 등의 개입 시행도 예고하고 있어 금리인상의 당위성은 떨어진다.

△ 긴축의 끈 놓지 않을 한은···경제전망 조정 '주목'

금리는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나, '매파'(통화긴축 선호)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동결'로의 만장일치가 아닌, 1~2명의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제시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기존의 매파적인 스탠스를 이어가며 1~2명의 소수의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이라면서 "더불어 이번 동결이 매파적 기조의 되돌림이 아닌, 잠시 쉬어가는 시기라는 점을 분명하게 내비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같은 날 공개되는 경제전망의 수치 조정폭에 이목이 집중된다. 우선 1월 금통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물가는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 국가와 러시아 간 지정학적 갈등이 빚어지면서 1월보다 국제유가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급등하는 수입물가 등을 볼 때 우리나라 물가 전망도 2% 중반에서 2.7%까지 올라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높아진 물가상승압력에 올해 금리인상을 0.25%p씩 총 7차례 단행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고, 그간 완화적인 스탠스를 유지했던 유럽중앙은행(ECB)도 강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놓이면서 통화정책 기조를 선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성장률 전망치(3.0%)는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나, 이같은 물가압력에 성장률도 흔들릴 경우 금리가 동결한다고 해도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수 있다.

△ 높아진 물가상승압력에 "'깜짝 인상' 배제 어려워"

이처럼 높아진 인플레이션 우려에 전문가들도 '깜짝 금리인상' 가능성을 온전히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충돌이 현실화하면서 향후 물가 안정 흐름 전망은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이런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에 더해 빨라진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높아질 대로 높아진 시중 채권금리 등은 이달 한은의 금리인상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올해 말 예상되는 금리 상단이 높아졌다는 점도 2월 깜짝 인상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직전 금통위때만 하더라도 시장에선 올해 금리상단을 두고 1.5% 내외를 대체로 언급했다. 하지만 최근 형성된 국고채 3년물 2.30~2.35%의 금리는 기준금리 1.75%를 반영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달 또는 5~7월 중 금리를 인상해 1.75%까지 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더 나아가 4분기께 추가 인상을 통한 2.00%의 상단까지도 전망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선 이후 신임 한은 총재 결정까지 공백이 생길 수 있고, 대선 후에는 신정부의 정책방향이 확인되기까지 상대적으로 신중한 통화정책이 요구될 수 있다"면서 "이를 고려하면 현재 이 총재의 임기 내 마지막 회의인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