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가상자산 정책 기대감 고조···증권가, 사업 속도 내나
새정부 가상자산 정책 기대감 고조···증권가, 사업 속도 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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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한층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당선인이 가상자산과 관련해 투자자 보호 방안과 투자 활성화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면서다.

윤 당선인은 앞서 대선 후보 당시 가상자산활성화 공약으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가상자산 비과세 한도 5000만원까지 상향 △가상자산거래소공개(IEO)·가상자산공개(ICO) 단계적 도입 △총리 산하 디지털산업진흥청 설립을 내세웠다.

이에 증권가와 가상자산 업계는 새정부의 가상자산 산업 육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한편 투자자 보호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증권가는 가상자산 사업에 한층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12일 증권가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가상화폐 등 디지털자산과 관련해 한국거래소가 담당할 수 있는 공적기능을 적극 검토중이다. 한국거래소는 미국의 비트코인 선물 ETF 상장과 가상자산 거래 규제체계 등을 모니터링하며 대응 방향을 모색해 왔다. 다만, 당국의 법제화 작업이 우선이라는 전제다. 

이와 관련 최근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모 경제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일단 (정부당국의 결정 및) 법제화가 우선"이라는 전제를 달면서도 "제도권안에 들어온 투자자산이라면 당연히 한국거래소가 할일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상자산이) 제도권 안의 투자자산으로 편입이 된다면 시장감시와 공시, 청산·결제 등 한국거래소가 할 일이 굉장히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이사장은 "증권성이 인정되는 토큰 등 관련된 법제화가 되면 바로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거래소가 증권시장을 관리·지원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증권가의 행보에 맞춰 가상자산 산업에서도의 기능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한국예탁결제원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예결원은 올해 주요 사업 계획을 발표하며 블록체인 기반 STO가 제도권에 편입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독일의 가상자산 관련 입법을 연구하고, STO 발행·유통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만들고 있다.

STO는 실물자산과 연동된 가상자산을 발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상자산을 보유한 이들은 실제 주주처럼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증권가는 가상자산을 차기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 예결원은 한국법제연구원에 의뢰해 오는 6월까지 가상자산의 제도적 수용 방향에 대한 연구용역을 마칠 예정이다.

이명호 예결원 사장은 올해 2월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 가상자산 입법과 관련해 깊이 있는 논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전자등록기관으로서) 자본시장과 관련해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증권가 역시 가상자산 사업 신설법인 또는 전담조직을 중심으로 가상자산과 연계한 서비스 발굴을 적극 모색중이다.

올해 들어 속도를 높이는 곳은 미래에셋그룹을 들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아닌 그룹 차원에서 가상자산 사업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그룹은 가상자산 사업을 전담할 새로운 법인 설립을 준비중이다. 신설되는 조직은 이른바 ‘코인 은행’으로 일컬어지는 가상자산 수탁업무를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가상자산 수탁사업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NFT 등을 안전하게 맡아 관리해 주는 서비스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NFT와 같은 가상자산 산업에 대해 "투기적이다, 허상이다 등 단순한 가상자산으로 볼 게 아니라 탈중앙화 기술을 근간으로 지적재산권을 보장하는 수단인 NFT가 나왔고, 블록체인와 연계해 또 하나의 자본생태계가 만들어진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그가 미래에셋그룹 안팎에서 종종 가상자산 산업을 서부개척 시대 골드러시와 비교해 왔다는 점에서, 증권가와 가상자산 업계는 미래에셋증권의 방향성에 주목해 왔다.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암호화폐, 블록체인, 메타버스, NFT 등 디지털 기술과 자산의 등장은 새로운 시장과 비즈니스를 만들어냈다”며 “제도, 환경, 기술 등의 변화와 경쟁사 동향을 빠르게 파악해 신규 비즈니스를 발굴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국내 금융시장을 선도해온 미래에셋증권이 가상자산을 차기 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증권 측은 "그룹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내용으로 신규 법인 설립의 구체적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삼성증권의 움직임 역시 그간 증권가의 관심을 받아왔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말 ‘블록체인 STO(증권형 토큰) 개발 및 운영’ 직무에 해외 석·박사급 인력을 뽑는다는 공고를 올린바 있다. 다만, 삼성증권 관계자는 “가상자산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주요 자산 중의 하나로 스터디를 시작했다”며 “구체적인 사업 단계에 접어든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2월 코인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지분 6.14%(206만9450주)를 인수했다.

두나무는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 외에도 NFT,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며 블록체인 사업 영역을 확대중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암호화폐 공시 플랫폼 ‘쟁글’의 크로스앵글에도 4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향후 가상자산·디지털 사업 관련 가능성을 열어두고 (투자·인수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 뿐 아니라 가상자산 업계 역시 새정부의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전하며 신속한 정책 이행을 촉구했다.  

12일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는 차기 정부가 가상화폐 산업 분야에서 △투자자 보호 △건전한 생태계 조성 △세계적인 유니콘 기업 육성을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회는 20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윤석열 당선인을 향해 "인수위원회에서부터 신개념 디지털 자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정책을 국정과제로 채택하고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1994년 세계 최초로 정보통신부를 설립해 대한민국을 정보통신기술 강국으로 도약하는 초석을 마련했던 전례가 있다"라면서 "디지털자산위원회를 설립하고, 신개념 디지털 자산의 글로벌 시장 선점에 나서달라"라고 말했다.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는 거래소 프로비트, 코어닥스 등 가상자산 관련 사업자들로 구성돼 있으며, 가상자산 산업 발전과 투자자 보호 등에 대한 정책 포럼을 개최해왔다.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 역시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 9일 미국 사상 최초로 연방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화폐 연구에 착수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디지털 자산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인수위원회 활동 과정에서부터 아직 무주공산인 신개념 디지털 자산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정책을 국정과제로 채택하고,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강성후 연합회장은 “172석의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대선 과정에서 ’지난 5년간 가상자산을 방치한 것은 조선 말 쇄국 정책과 같다고 반성하고, 가상자산 친화적인 다수의 공약들을 발표했다”며, “국민과의 약속인 공약 이행 차원에서 대통령 당선인 및 차기 정부의 신개념 디지털 자산산업 육성을 위한 입법 등 국회 활동 과정에서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회는 “지난 1994년 김영삼 정부는 국정 사상 최초로 정보화를 국정과제로 채택하고, 세계 최초로 정보통신부를 설립하여 대한민국을 정보통신기술(ICT)강국으로 도약하는 초석을 마련했던 전례가 있다“며, ”윤 당선인은 금융위원회와 동격의 장관급 전담부처인 가칭)디지털자산 위원회를 설립하고, 신개념 디지털 자산 글로벌 시장 선점에 나서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대통령 당선인도 후보 시절인 지난 1월 19일 ‘가칭)디지털산업진흥청을 설립하여 코인,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신개념 디지털 산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 재정과 세제(기재부), 거래소 관리와 감독(금융위), 기술개발(과기부), 인재양성(교육부), 산업진흥(산업부)등 관계 부처 간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민·관·산·학·연 및 국민과 소통하게 될 것’이라고 공약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당선인은 국회 입법 과정 없이 행정적으로 조치 가능한 사항부터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에서는 지난 5년간 디지털 자산을 방치한 결과, 투자자 피해는 속출하고 산업 생태계는 피폐해졌다”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당선인은 △2030 청년층을 비롯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 조성 △기술 개발, 인력양성, 산업진흥 등 신개념 디지털 산업 생태계 조성 △글로벌 유니콘 및 플랫폼 기업 육성 △궁극적으로 디지털 자산 글로벌 시장 선점할 수 있는 ‘신개념 디지털 자산 산업 범정부 5개년 종합대책을 수립하여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시급한 과제로 ’코인마켓거래소 줄 폐업 시 단독상장 가상자산 피해액이 3조 7,000억원에 이른다는 발표(한국핀테크학회) 등을 감안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금융당국이 신고 수리한 코인마켓거래소들에 대한 실명계좌 발급 확대 방안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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