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대금리차 공개되나···인수위 검토 등 속도낸다
은행 예·대금리차 공개되나···인수위 검토 등 속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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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예대금리차 공시 방안 검토
은행연합회 등에서 '월별 공시' 거론
(왼쪽부터)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차기 정부의 밑그림을 그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 확대' 공약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관치금융'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은행연합회 홈페이지 등에 예대금리차 현황을 월별 공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수위는 조만간 금융 당국의 파견 관료들과 내부 논의 등을 거쳐 윤 당선인의 공약인 예대금리차 공시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위는 현재 금융권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대금리차 공약이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이려는 취지인 만큼, 한눈에 최신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벌써 이를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은행연합회나 금융감독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은행별 예대금리차 정보를 공시하는 것이다.

현재 은행들은 은행연합회를 통해 예금금리와 신용등급별 기준금리 및 가산금리, 가감조정금리 등 대출금리를 밝히고 있다. 다만 예금금리의 경우 상품별로 표시돼 있는 데다 대출금리는 각 은행이 전월 취급된 대출을 기준으로 작성돼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예대금리차를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의 분기별 경영보고서를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이마저도 최신 데이터는 아니다. 각 은행의 예대금리차를 비교하려면 금융소비자가 직접 일일이 살펴보는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에 윤 당선인은 공약으로 예대금리차를 주기적으로 공시하도록 하고, 금융기관 간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시중은행들이 소비자들로부터 불합리한 비용을 전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이 공약의 핵심이다.

특히 월별 공시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은행들의 예대금리차 실태를 볼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로 작용하기 위해선 월별로 공시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월별 공시에서 더 나아가 가중금리 산정 시 리스크를 적절하게 설정했는지, 은행 간 담합의 요소가 있는지 등을 점검하는 방법도 함께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 역시 은행의 금리산정체계 점검 결과를 인수위에 보고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 은행권의 금리산정체계 점검에 착수했다. 치솟는 대출금리에 비해 예금금리 상승폭이 미미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은 일부 은행이 금리를 불합리하게 산정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대금리차 공시 공약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면서 은행들의 '깜깜이 이자장사'를 막는 효과로 이어질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공개적으로 소비자에게 예대금리차를 알리고, 여기에 당국의 입김이 더해진다면 은행권의 금리 산정이 더욱 신중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기대감이다.

실제 지난해 말 '대출금리 폭리 논란'이 불거지자 은행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평소보다 빠르게 수신금리를 조정한 바 있다. 상품별로 다르지만 인상폭 역시 기준금리 인상분보다 컸다. 은행권이 당국의 압박과 여론을 의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대금리차에 대한 비난 여론이 큰 상황에서 당국이 나서 산정체계가 불합리하다고 한다면 은행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도 "공약이 단순히 월별로 공시하는 수준일지, 더 자세한 정보를 요구하는지 알 수 없으나 금리산정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1월 잔액 기준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는 2.24%포인트(p)로 2019년 7월(2.24%p)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8%p로 전월 대비 0.25%p 확대됐다.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면서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는 적잖은 이자이익을 벌어들였다.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거둔 이자이익은 32조2643억원으로, 전년(28조905억원) 대비 14.86%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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