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어느 시점에는 금리인상 폭 줄일 것"
불확실성 해소에···뉴욕 증시 3대지수 급등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록적인 물가 상승에 지난달에 이어 재차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연준이 두 달 만에 기준금리를 무려 150bp(1bp= 0.01%)나 인상하면서 우리나라의 금리(2.25%) 수준도 앞질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여전히 미국 경기는 강력하다면서 올해 긴축 기조를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추후 데이터에 따라 긴축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언급을 내놓으면서 뉴욕 증시는 급등했다.
연준은 26~27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무리하고,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1.50%에서 2.25%로 75bp 인상한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로써 연준은 올해 3월 이후 4번 연속 금리를 인상했으며, 28년 만에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 지난달에 이어 2회 연속 75bp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미국 기준금리는 한국의 금리(2.25%) 수준보다 높아졌으며,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진 건 지난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반 만이다. 연준은 3월 첫 '베이비스텝'(0.25%p 금리인상)을 밟은 뒤 5월 '빅스텝'(0.5%p 금리인상) 등 이달까지 4개월간 금리를 무려 225bp 올렸다.
연준이 이처럼 빠르게 금리를 올린 데에는 코로나 이후 불어난 유동성에 급격히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대비 9.1%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 1980년 11월(9.6%) 이후 4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연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공급망 문제와 높은 식량·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더욱 광범위하게 물가상승압력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연준의 긴축 행보는 역사적으로도 공격적인 인상에 속하지만, 이미 예상된 결과였다. 지난달 CPI 충격이 발생한 이후 한때 '울트라스텝'(1.0%p 금리인상)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으나, 연준의 주요 인사들은 75bp 인상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실었다. 시장에서는 앞서 제시한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가 시장의 기대와 일치했다는 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파월 연준 의장은 성명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앞으로의 금리인상 행보에 대해 '속도조절론'을 언급하며 완화적인 입장을 내놨다. 현재 경제에 대한 컨센서스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가이던스를 제시하기 어렵다면서도, 시장의 우려를 달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앞으로의 FOMC 정책목표 방향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의에 대해 "금리인상의 효과가 100% 발휘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긴축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면서도 "다만 지금으로서는 (앞으로의 금리 결정에 대해) 명확한 가이던스를 제시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또 파월 의장은 "필요하다면 더 높은 금리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공격적인 긴축 행보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으나, 동시에 긴축 속도를 줄일 수도 있다는 언급에 시장은 주목했다. 그는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으로 갈수록 누적되는 정책 조정이 경제와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평가할 것"이라면서 "이때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 증시 3대지수는 예상된 수준의 금리인상과 파월 의장의 '금리 인상폭 축소 가능성' 발언에 일제히 올랐다. 이날 다우지수는 1.37% 상승해 3만2196.73으로 마감했으며,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2.62% 상승해 4023.61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1만2032.42)의 경우 상승폭이 무려 4.06%에 달해 1만2000선을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