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거시경제 불확실성 지속···수요 상황 모니터링, 적극 대응"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에 매출 77조원대, 영업이익 14조원대의 실적을 올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국 주요 도시 봉쇄, 전 세계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및 공급망 불안 등 여러 대외 악재에도 반도체 부문 호조와 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하반기에는 각국의 금리인상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IT 수요 부진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 역시 둔화될 것으로 전망돼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은 편이다.
삼성전자는 28일 올해 2분기 연결기준 확정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77조2036억원, 영업이익이 14조971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약 63조6716억원, 영업이익 12조5667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21.25%, 영업이익은 12.18% 증가했다. 순이익은 11조988억원으로 15.2% 늘었다.
매출의 경우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 1분기(77조7815억원)보다는 0.74% 감소했으나 역대 두 번째 기록이자 2분기 기준으로는 가장 많았다. 이번 분기 매출 증가세가 꺾이며 3개 분기 연속 이어지던 기록 행진도 막을 내리게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73조9800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달성한 이래 4분기 76조5700억원, 올해 1분기 77조7800억원 순으로 세 분기 연속으로 신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영업이익은 1분기(14조1214억원)보다 다소 줄었으며 2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세번째 수준이다.
이번 실적은 이달 초 삼성전자가 발표한 잠정실적(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4조원)보다 매출은 2000억원 가량, 영업이익은 1조원 가량 늘어났다.
삼성전자가 악재 속에서도 선방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반도체 부문 선방과 환율 효과 등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번 실적에 대해 "DS(반도체) 부문은 견조한 서버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시스템 반도체 공급을 확대해 지난 분기에 이어 최대 분기 매출을 경신하며 성장을 견인했다"며 "DX(모바일 가전) 부분도 양호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와 에어컨 등 계절 가전 판매 호조로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 부문별 실적을 보면 DS 부문은 2분기에 매출 28조5000억원, 영업이익 9조98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70%가 반도체 부문에서 나온 것이다. 주력 사업인 메모리는 선제적 시장 예측을 통한 견조한 서버 수요 적극 대응, 수익성 중심의 판매 전략을 통한 판가 유지, 달러 강세 등으로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시스템반도체는 △대량판매(Volume Zone) SoC(System on Chip) 및 DDI(디스플레이 구동칩·Display Driver IC) 판매 확대 △글로벌 고객사 공급 확대를 통한 파운드리 첨단 공정 수율 정상궤도 진입으로 전분기 대비 이익이 61% 증가하며 역대 최고 분기 이익을 기록했다. 또 세계 최초 3나노 GAA(Gate-All-Around) 공정 양산과 2억 화소 이미지센서 공급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모바일과 가전 등 세트 부문을 통합 담당하는 DX 부문은 매출 44조4600억원, 영업이익 3조2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모바일을 담당하는 MX는 원가 상승과 부정적 환영향 등으로 전분기 대비 이익이 줄었지만 부품 공급 상황이 개선되고 갤럭시 S22와 갤럭시 탭 S8 시리즈 등 프리미엄 신모델 판매가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
영상디스플레이는 글로벌 TV 수요 둔화에 따른 매출 감소와 판매 비용 증가 등으로 이익이 감소했지만 Neo QLED와 라이프스타일 TV 등 프리미엄 중심으로 시장 리더십을 강화했다. 생활가전은 원가 부담이 지속돼 이익이 감소했으나 비스포크 글로벌 확산과 에어컨 성수기 진입으로 지난 분기에 이어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SDC(디스플레이)는 2분기 매출 7조7100억원, 영업이익 1조6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 패널은 스마트폰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주요 고객 플래그십 모델 수요가 지속되며 2분기 기준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다만 대형 패널은 QD 디스플레이가 목표 수율을 초과 달성한 가운데 QD 디스플레이 초기 비용과 LCD 판가 하락으로 실적은 지속 둔화됐다.
이번 실적 선방에는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도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달러화의 큰 폭 강세로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전 분기 대비 약 1조3000억원 수준으로 영업이익에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2분기 시설투자액은 1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업별로는 DS 부문 10조9000억원, SDC 8000억원 수준이다. 상반기 누계로는 20조3000억원이 집행됐으며 DS 부문 17조6000억원, SDC 1조5000억원이었다. 메모리는 전분기와 같이 수요 증가에 대비해 평택 3기 인프라 투자와 화성·평택·시안 증설과 공정전환을 중심으로 투자가 집행됐고 파운드리는 5나노 이하 첨단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졌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거시경제를 중심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수요 상황 등에 대한 적극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DS 부문은 메모리 사업에서 주요 고객사 모바일 신제품 출시 등 수요 영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면서 고부가가치·고용량 중심의 포트폴리오 운영에 주력할 예정이다. 시스템LSI는 대량판매 SoC 사업을 지속 확대하는 한편 2억 화소 이미지센서 고객 확대를 통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파운드리는 GAA 2세대 공정 개발에 집중하는 등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또 신규 글로벌 고객사 확대를 통해 시장 대비 초과 성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SDC는 중소형 패널의 경우 스마트폰 신모델 출시와 전장, 게임 등 신규 응용처 확대로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 대형 패널은 LCD 생산 종료와 QD 디스플레이 수요 증가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DX 부문은 프리미엄 리더십과 라인업 지속 강화, 글로벌 2억3000만명 규모의 스마트싱스(SmartThings) 사용자 기반 멀티 디바이스 경험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모바일은 글로벌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갤럭시 노트 이상의 판매를 창출해 폴더블폰을 본격적으로 대중하는 동시에 웨어러블 신제품을 성공적으로 출시해 갤럭시 생태계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네트워크는 국내 5G망 증설에 적기 대응해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고 5G 핵심칩, vRAN(가상화 기지국) 기술 리더십도 지속 강화할 방침이다.
영상디스플레이는 수요 불확실성은 있지만 Neo QLED·초대형·라이프스타일 전략 제품 판매를 확대해 성수기 프리미엄 시장 선점을 추진하고 생활가전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B2B·온라인 채널 강화와 원가절감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지속가능경영 성과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이사회 내 지속가능경영 감독기능 강화 △사업부별 지속가능경영 활동 확대 △지속균형발전 분야 글로벌 주요 이니셔티브인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가입 등 최근 1년간 주요 활동 결과를 반영한 2022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 5월에는 제품과 사업장의 에너지효율 제고 성과를 인정 받아 미국 환경청이 주관하는 '2022 에너지스타상'에서 제조사 부문 정기 어워드 최고 등급인 '지속가능 최우수상'을 9회째 수상했다. 에너지 관리 부문에서도 본상인 '올해의 파트너상'을 수상했다. 또 'Neo QLED 8K'를 포함해 2022년 TV 신제품 11개 모델에 대해 영국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가 수여하는 '탄소 발자국-탄소저감인증(Reducing CO2)'을 받았다.
DS 부문의 경우 다각적인 폐기물 재활용 전환 노력을 통해 폐기물 재활용률 97.5%를 달성했고, 폐페트병을 활용한 친환경 방진복 개발로 미국 재생 표준 인증을 획득했다.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 플래티넘 등급 사업장도 2개 늘어났다. 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공정가스 처리시설을 국내 사업장에 추가로 설치해 매월 온실가스 19만톤을 추가 저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현재 기후변화 대응을 포함한 포괄적인 중장기 환경경영 전략을 수립 중이며 조만간 세부적인 계획을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지속가능경영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이해관계자들과 투명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