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LNG 대란···"한 치 앞도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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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본에 불똥 튀어···장기계약에 아직 타격없어
NG 글로벌 가격 급등···겨울철 수요 앞두고 주시해야
인천 연수구 송도동 액화천연가스(LNG)생산기지 전경. (사진= 한국가스공사)
인천 연수구 송도동 액화천연가스(LNG)생산기지 전경. (사진= 한국가스공사)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6월 초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9월물)은 1MW당 80달러대였는데 러시아가 가스관을 잠그는 등 공급망 우려가 이어지면서 두 달만에 4배 가까이 오른 320달러를 넘어섰다.

이 때문에 유럽 내 주요국들은 경쟁적으로 배로 실어나를 수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물량 확보에 나서는 분위기다.

우리 정부와 국내 업체들은 아직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없다고 하지만, 겨울철 수요까지 고려했을 땐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 천연가스 지표가 되는 9월 인도분 네덜란드 TTF 선물가격은 이날 322달러를 기록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3월 초 사상최고치(345달러)에 다가가고 있다.

이는 러시아 국영 석유업체인 가즈프롬이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사흘간 노르드스트림 가스관 정비를 이유로 유럽 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예고한 데 따른 것이다.

가즈프롬은 이미 유럽향 가스 공급량을 지난달 27일까지 기존의 20%까지 낮췄다. 러시아 측이 이번 보수기간을 지나면서 공급량을 더 낮추거나 아예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보니 유럽은 파이프라인천연가스(PNG) 수요를 대체하기 위한 LNG 도입 확대에 나섰다. 실제로 미국은 유럽 LNG 수출에 힘입어 상반기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 등극했다.

불똥은 한국과 일본으로 튀었다. 한국과 일본의 LNG 가격 지표인 JKM(Japan/Korea Marker)을 보면 지난 6월 100만BTU당 20달러 수준이었는데 이날에는 69.955달러로 3배 넘게 급등했다.

그나마 한국과 일본은 각각 세계 3위와 세계 2위 LNG 수입국인만큼 장기계약을 통해 물량을 공급받고 있어서 현재까지는 큰 타격은 없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2일 보고서를 통해 "유럽시장에서의 가스 가격 상승은 한국을 포함해 동북아시아의 LNG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서도 "한국은 해외 LNG 사업에서의 장기계약과 지분 보유로 인해 안정적이고 저렴한 LNG 공급 소스를 보유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지 않는 이상 유럽 주요국들과 수급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유럽은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미국과 협력 조직을 구성해 양국간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러시아산 에너지 손실에 대한 대체물량 확보를 위해 중동·아프리카 등 여러 국가와 화석에너지 공급 확대를 논의하는 등 에너지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글로벌 각국의 에너지 수출입 통제와 수입, 제고확보 의지를 높여 가격 상승세 지속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요국들의 경쟁적 에너지 확보 전쟁 가능성은 에너지 수급 악화에 따른 가동률 저하와 생산 위축, 무역 적자 확대 지속 등의 영향으로 해외 에너지 의존도가 91%로 여전히 높은 우리나라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LNG 업계 한 관계자는 "가을철 비수기까지는 LNG 수급에 영향이 없겠지만 러-우 전쟁으로 변수가 너무 많고, 겨울철 수요가 급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치 앞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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