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한미약품, 글로벌 신약 개발 꿈 이뤘다
[창간기획] 한미약품, 글로벌 신약 개발 꿈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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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 이전 바이오의약품 '롤론티스' FDA 품목 허가 획득
독자 플랫폼 '랩스커버리' 적용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평택 바이오플랜트서 생산
경기 평택시에 위치한 한미약품의 평택 바이오플랜트 (사진=한미약품)
경기 평택시에 위치한 한미약품의 평택 바이오플랜트 (사진=한미약품)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한미약품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개발 꿈을 이뤄냈다.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를 세계 최대 규모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품목허가 받으면서다. 과거 기술수출 계약 해지라는 암초를 만나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은 '통큰' 연구개발(R&D) 투자 결실을 맺은 것이다.

한미약품은 미국 협력사인 스펙트럼이 9일(현지시간) 현지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롤론티스의 이번 FDA 허가는 한미약품이 개발한 신약 중 첫 사례다. 항암 분야 신약으로는 국내 처음, 국내 제약사에서 개발한 신약 중에서는 여섯번째 FDA 허가 사례가 된다. FDA 실사를 통과한 국내 공장인 한미약품 경기 평택시 바이오플랜트에서 생산하고, FDA 허가를 받아 미국 시장으로 진출하는 바이오 신약이기도 하다. 

롤론티스는 항암 치료로 인해 백혈구 내 호중구가 비정상적으로 감소한 암 환자에 쓰는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산 신약 33호로 허가받았다. 체내 바이오의약품의 약효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한미약품이 2012년 스펙트럼에 기술 이전한 뒤 공동 개발해왔으며, 이번 허가로 10년 만에 현지에서 상용화가 가능해졌다.

한미약품이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토대로 개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 신약 '롤론티스'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이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토대로 개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 신약 롤론티스 (사진=한미약품) 

스펙트럼은 롤론티스의 미국 제품명을 롤베돈(ROLVEDON)으로 확정하고 영업·마케팅 인력을 충원했으며, 이들은 미국 각 주에 위치한 암센터와 긴밀히 접촉해 판로를 뚫고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은 "한미약품 신약 중 첫 FDA 허가 사례이자 독자적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의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랩스커버리 기반 바이오 신약의 미래 가치를 상승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글로벌 신약 탄생 배경엔 한미약품의 공격적인 연구개발 노력이 한몫을 했다. 한미약품은 일찍이 R&D에 통 큰 투자를 단행해왔는데, "R&D 없는 제약사는 죽은 기업, R&D는 나의 목숨과도 같다"고 주창한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의 확고한 신념 때문이었다. 

2000년대 초반 제약업계 10위권을 맴돌던 작은 회사가 2010년 업계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올 수 있었던 이유도 임 회장이 신약 개발 회사로 체질을 바꿨기 때문이었다. 2010년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경험한 상황에서도 R&D 투자를 향한 의지를 굽히지 않은 일화 역시 잘 알려져 있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오른쪽)과 존 렉라이터 일라이 릴리 회장(왼쪽)이 2015년 4월19일 서울 한미약품 본사에서 악수하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오른쪽)와 존 렉라이터 일라이 릴리 회장이 지난 2015년 4월19일 서울 한미약품 본사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2015년에는 한 해 동안 총 7건의 대형 신약 라이선스 계약을 글로벌 제약기업에 잇따라 성사시키며, 한국을 역동적인 제약 국가로 탈바꿈시켰다. 그해 계약을 맺었던 신약이 반환되는 아픔도 겪었지만, 임 회장은 전체 임원 회의에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은 외롭고 힘들지만, 그 길에 창조와 혁신이 있다"며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한미약품은 현재 31개에 이르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글로벌 상용화를 위한 개발을 하고 있다. 580여명의 R&D 연구 인력은 경기 동탄에 위치한 한미약품 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팔탄 제제연구센터, 서울연구센터, 바이오 공정 연구센터, 자회사인 한미정밀화학 연구소, 중국의 북경한미약품유한공사 연구센터에서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매년 매출액의 최대 20%에 이르는 금액을 혁신 신약 개발에 투자해왔다. 최근 20년간 R&D에 투자한 누적액은 2조원에 달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를 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한미약품이 지난해 R&D에 쓴 금액은 161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3.4%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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