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중소·중견기업, 85% 차지···세제 혜택 등에 거래기업 증가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지난해 장외주식시장(K-OTC) 거래대금이 큰 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거래 위축에도 우량기업의 진입이 이어지면서 시장 개설 이후 처음으로 거래기업 150개사를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가 6일 발표한 'K-OTC시장 2022년도 시장결산'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KOTC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35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7.4% 감소한 규모다. 금리인상과 기업공개(IPO)시장 냉각 등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된 영향이다.
연간 누적 거래대금도 전년보다 37.9% 줄어든 868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8일에는 2014년 8월 시장 출범 이후 누적 거래대금 6조원을 달성했다.
일평균 거래량은 전년(81만9895주) 대비 12.2% 증가한 92만316주로 집계됐다. 주가하락 등에 따라 거래대금은 전반적으로 축소했지만, 일평균 거래량은 증가하는 등 거래수요는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고 금투협은 평가했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벤처·중소·중견기업 중심인 K-OTC시장 특성에 따라 해당기업들의 거래가 전체 거래대금(8393억원)의 84.7%를 차지했다. K-OTC 벤처·중소·중견기업 소액주주에 대해서는 양도세 면제 혜택이 주어지고 있다.
비상장주식 가격의 전반적인 하락으로 K-OTC시장 시가총액은 17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5개년도 평균과 비슷하지만, 전년(31조원)보다는 42.4% 급감한 규모다.
금투협 관계자는 "KOTC시장이 pre-IPO(상장 전 지분투자)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어, 지난해 IPO 시장 위축 등이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IPO 총 공모액은 16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0% 감소했다.
지난해 중 10개사가 신규진입(등록기업 6개사, 지정기업 4개사)하면서 K-OTC 거래기업 수는 시장 개설 이후 최초로 150개사를 달성했다.
최근 장외주식시장 침체에도 K-OTC를 통한 세제 혜택과 거래 편의성 제고 등을 위한 주주들의 K-OTC시장 진입 요구로 기업들의 등록 문의가 지속되고 있다고 금투협은 전했다.
지난 2018년 1월부터 중소·중견기업 소액주주 양도세가 면제됐고, 0.25%던 증권거래세는 올해부터 0.20%, 내년과 내후년 각각 0.18%, 0.15%로 단계적으로 인하된다.
신규거래기업의 업종은 인공지능(AI)과 제약·바이오, 게임 등 첨단산업부터 전통적 제조산업까지 다양하게 형성됐다. 2021년 말 기준, 평균 자기자본 305억원, 당기순익 26억원 수준으로, 기업규모 및 수익구조의 안정성을 갖춘 기업들이 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