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최근 금융리스크, 과도히 불안해할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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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렬 부총재보, 한은 블로그 통해 경제 상황 진단
"단기적 불안 높지만 장기적으론 하향 안정화 전망"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우리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이나 잠재 리스크를 알린 것은 미래의 위험에 대비하라는 취지다. 과도하게 위축되거나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9일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한은 공식 블로그에 올린 '금융안정 상황을 균형있게 바라보기'라는 게시글을 통해 이 같이 진단했다.

이 부총재보는 "우리 금융시스템은 어느 때보다 양호한 복원력을 갖추고 있는 데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예상되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현재의 위험도 올바른 정책 대응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당 주장의 근거로 지난해 말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한 분석을 제시했다. 대표적으로 금융불안지수(FSI)가 지난해 하반기 들어 위기단계(22)까지 상승한 반면, 금융취약성지수(FVI)는 꾸준히 하락하는 등 금융 상황을 판단하는 두 지표가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먼저 이 부총재보는 "FSI는 가격변동성, 신용스프레드, 심리지수 등 단기적 금융시스템 불안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반면 FVI는 신용축적, 금융시스템 복원력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 금융시스템에 내재된 취약성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FSI는 최근 단기금융시장 불안 등의 영향으로 빠르게 상승했지만, 과거 금융위기 발생 당시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며 "또한 지난해 11월 이후 정부와 한은의 적극적 시장안정화조치에 힘입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향후에도 원·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하향 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FVI에 대해서는 "기초경제 여건과 자산가격 간 괴리 축소 및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 등으로 장기평균 수준으로 수렴해 가고 있다"며 "금리상승 과정에서 금융시장이 단기적으로 불안해질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예상치 못한 대내외 충격이 금융부문 취약성을 통해 실물경제로 전이되는 효과가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계 채무상환에 대한 평가도 이뤄졌다. 이 부총재보는 "DSR은 차주의 소득만을 고려해 산출되지만, 실제 주택담보대출 등에 대한 상환 부담은 차주뿐만 아니라 배우자와 동거 가족이 함께 공유한다"며 "배우자·동거가족의 소득까지 고려하면 실질 DSR은 40% 수준이다. 이러한 영향에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우리나라를 뒤흔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금융 위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부총재보는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PF에 대한 신용경계감이 크게 높아졌다"며 "다만 부동산 PF 사업장 등에 대한 점검 결과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금융기관의 자본력도 충분했다. PF대출의 일부가 부실화되더라도, 금융시스템이 자체적으로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된다.

실제 한국은행이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주택가격 하락 등 부동산경기 부진이 1년 내외로 단기에 그칠 경우(주택가격 15% 하락) 금융기관 전반의 자본비율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부진이 3년 내외로 장기화될 경우(주택가격 30% 하락) 금융기관의 자본비율이 상당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부총재보는 "향후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는 경제주체들의 대응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최근 발표된 부동산 관련 규제완화 방안은 부동산경기가 연착륙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과정에서 금융기관들의 적극적 협조도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최근의 고금리 환경은 단기적으로 우리 금융시스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다만 높은 가계부채 수준을 낮추고 부채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그간의 과도했던 리스크 추구행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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