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LG전자의 4분기 TV사업 부문 적자 폭이 지난 분기에 비해 배 가까이 늘었다. 전장사업에서 소폭의 흑자를 냈음에도 4분기 전체 수익 감소 폭은 컸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2년 연속 증가해 작년 80조원을 첫 돌파했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21조8575억원, 영업이익 693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90.7% 감소했다.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은 83조4673억원, 영업이익은 3조551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9% 늘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5% 감소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수익성이 컸던 사업부분은 실적이 악화하고 오히려 적자 사업은 흑자 전환했다.
지난 2021년 가장 수익성이 컸던 TV 사업을 담당하는 HE(Home Entertainment)사업본부는 3분기(-544억원)에 이어 4분기(-1075억원)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TV 수요 감소로 하반기에만 16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HE사업본부의 연간 영업이익은 54억원에 불과했다. 연간 매출액은 15조7267억원을 기록했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사업본부는 매출액 29조8955억원, 영업이익은 1조1296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2021년 4분기에 153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것에 반해, 지난해 원자재비 인상 영향으로 영업익이 236억원으로 약 80% 감소했다.
B2B사업을 담당하는 BS(Business Solutions)사업본부는 매출액 6조903억원, 영업이익 252억원을 기록했다. IT 제품 수요 감소 영향과 더불어 경쟁 심화 와 건전한 유통재고 수준 유지를 위한 비용 지출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했다.
반면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는 작년 영업이익 1696억원을 기록해, 10년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액 또한 8조6496억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액 비중에서 처음으로 10%를 넘겼다.
올해 LG전자의 매출은 역성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올해 획기적인 물류비 감소로 수익성을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 LG전자 관계자는 "2020년 말부터 물류비 변동 상황을 주목했고, 올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1분기부터 새로운 협상 가격이 물류비에 반영될 예정이라 코로나19 이전으로 수준으로 원가비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흑자를 낸 VS사업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측은 올해 약 3.5% 성장이 예측되는 완성차 시장 성장률보다 VS사업본부 성장률이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수익성 감소 폭이 큰 HE사업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올레드) TV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하락하고, 공급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로 인해 더이상 가격 하락 없을 것으로 보여 OLED TV와의 가격 차이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OLED TV에서 10년 연속 시장을 선도해온 만큼, 질적 성장을 통해 수익성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TV사업 매출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유럽의 8K TV에 대한 규제에 대해 "8K TV에 대한 유럽연합의 규제사항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고 관련 준비를 모두 마쳤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LG전자 설비투자액은 2조원 중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는 약 2조원 초중반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