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해외 수주 약진···新성장 동력 될까
대형 건설사, 해외 수주 약진···新성장 동력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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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건설사, 올해 해외 수주 37.5억弗···전년比 50%↑
"상반기 수주 규모가 중요"···"약화한 네트워크 회복 필요"
대우건설이 최근 긴급 보수 공사 수주 계약을 체결한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현재 전경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최근 긴급 보수 공사 수주 계약을 체결한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현재 전경 (사진=대우건설)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건설 경기가 악화되면서 건설사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건설사들이 올해 해외 수주 목표를 높이고 적극 행보에 나서며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해외 수주 규모도 증가했다. 국내 부동산 호황기 주택사업에 집중했던 건설사들이 고금리, 미분양 급증 등 불황 속에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가운데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대우건설 등 국내 상위권 5개사의 올해 합산 해외 수주 목표는 25조원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실적(5조4980억원)보다 조금 높은 5조9000억원, GS건설은 전년(2조3330억원) 대비 2배 이상 높은 5조원, DL이앤씨도 지난해(1조2280억원)보다 71% 늘어난 2조10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대우건설은 5개사 중 가장 보수적인 1조8000억원(전년 대비 1.4% 증가)의 수주를 예상했다.

이처럼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올해 해외 수주 목표를 올려 잡은 건 미분양 급증 등 국내 주택시장 침체 상황에 대응해 해외 사업 고삐를 당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연초부터 건설사들은 해외 수주에 적극 나섰다.

해외건설협회 자료를 보면 올해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해외 수주액은 37억5982만달러(22일 현재 기준)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해외 수주액(24억9578만달러)보다 50.6% 증가한 수치다. 회사별로는 △삼성물산 23억3709만달러 △대우건설 5억9687만달러 △DL이앤씨 3억5515만달러 △GS건설 1억7298만달러 등 순이다. 

2021년부터 3년 연속 해외 수주 1위를 기록 중인 삼성물산은 올해도 공격적인 수주 행보를 이어 나간다. 삼성물산은 총사업비가 약 710조원에 달하는 사우디 '네옴시티' 수주 기대감을 나타내면서 '원팀 코리아'에 이름을 올렸다. 중동을 비롯해 동남아 등지에서 인프라·에너지·스마트시티 등을 중심으로 수주를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국내 건설사 중 신규 수주로 최대 규모 성과를 올린 대우건설은 최근 7255억원 규모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보수공사를 수주하는 등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쿠웨이트, 오만, 사우디 등 건설 실적과 나이지리아에서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 등을 바탕으로 작년 6월 와리 정유시설 긴급보수공사(4억9232만달러 규모)에 이어 이번 공사를 수주할 수 있었다"며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인도라마 비료공장 3차 등 나이지리아 내 신규 공사 수주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GS건설은 2012년 인수한 GS이니마를 앞세워 해수담수화 사업과 모듈러(조립식) 주택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DL이앤씨는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에서 화공플랜트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주택 사업에 주력하며 수익이 악화했던 현대건설은 네옴시티에서 다수의 프로젝트 입찰을 완료했거나 준비 중이다. 또 필리핀 등에선 철도사업을 확대하고 해외 개발 사업 부문 인력 확충에도 나섰다. 

이 가운데 주요 사업이 집중된 올해 상반기 해외 수주 규모가 관건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또 국내 주택 사업 주력으로 약화한 해외 네트워크를 회복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는 시각도 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대형 프로젝트, 글로벌EPC 업체들의 수주여력 축소 등 단기 경쟁 완화에 따른 건설사 해외 수주 증가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주력 안건들이 집중된 상반기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규모가 중요하다"며 "해외 수주 성과가 부진하면 중단기 실적과 주가가 하향할 것이고, 수주목표를 50% 이상 달성할 경우 실적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이 해외수주 확대에 나섰지만 과거 해외사업 부진과 국내 주택 집중 등에 따라 해외 네트워크가 많이 약화했다. 이 네트워크를 회복하고 지연된 프로젝트를 다시 진행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올해 건설사들이 적극 투자한다면 향후 해외 수주에서 상승 추이를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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