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구조 지주택 편중, 지뢰제거사업은 좌초 위기···새 돌파구 모색 시급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지역주택조합(이하 지주택)사업을 주력하는 서희건설이 최근의 부동산 침체 분위기 속에서 직격탄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주택 사업 관련 연대보증액이 계속 늘고 있어 향후 부실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서희건설이 지주택을 빼면 다른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경영 돌파구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27일 부동산청약홈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서희건설이 분양한 6곳 단지 중 △남전주IC지역주택조합 △대구내당3지구 지역주택조합 △인천강화지역주택조합 △광주탄벌지역주택조합 등 4곳에서 청약 미달이 발생했다. 특히, 7월 분양한 '인천 서희 스타힐스 더 도화'의 경우 전체 물량의 70% 이상이 미계약되면서 결국 12월 기존 계약자에 1.5배 위약금을 주고 분양 계약을 취소키로 했다.
고금리, 물가·원자잿값 상승 등에 따른 공사비 갈등도 커지도 있다. 서희건설은 최근 전남 광양 '세미존서희스타힐스덕례 지역주택조합'에 총 165억원 규모의 추가 공사비를 요구했고 조합 측과의 이견으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장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입주 지연 가능성까지 나온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증가한 연대보증액 규모가 향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주택사업은 자금력이 충분하지 못해 중도금대출보증이나 연대보증이 불가피한 구조로 해당 사업을 주력하는 회사의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 자료를 보면 서희건설의 채무보증 총 잔액은 5조2730억원(이달 10일 기준)이다. 지난달 31일과 지난 10일 대구내당3지구에 840억원, 936억원을 포함해 세미존서희스타힐스덕례 351억원, 역북지역주택조합 2222억원 등 올해 들어서만 3곳의 사업장에 4349억원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지급보증 규모도 직전 분기(2조9995억원)보다 17% 가량 상승한 3조5083억원(지난해 3분기 기준)에 달한다. 또 전년대비 줄었지만 미청구공사금액도 731억7535만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가운데 27곳이 지주택 관련이며, 8곳에서 1723억247만원의 공사미수금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지주택에 편중된 서희건설 사업구조상 수익을 견인할 새로운 창구가 없다고 지적한다. 회사는 자체 시행, 공공지원 민간임대, 정비사업, 환경 분야 사업에도 손을 뻗었지만 실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이전 정부의 남·북 경제협력 기조에 편승해 새로 추진하려던 지뢰제거사업마저 사실상 진척이 없다. 2018년 한국지뢰제거연구소와 협약을 맺는 등 반짝 추진에 나섰다가 협약을 해지한 뒤로는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는 데다 현 정부 대북 방침에 따라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며 사업이 좌초될 위기다. 내부적으로도 현재 사업을 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사업이 많지 않은 지방·중견건설사 경우 시장 침체로 인한 타격이 크고 새 활로를 모색하기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 "서희건설은 지난 2018년 남북화해모드에서 지뢰제거사업 발표로 상한가를 찍는 등 주가 급등세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사업 관련 소식이 전무해 단지 주가 부양을 위한 사업 아니였나 의문도 든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서희건설 측은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