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美 SVB사태, 국내 금융회사 영향 제한적···예의주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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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원장 주재 '금융상황 점검회의' 개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 대비" 지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오전 '금융상황 점검회의'에 참석, 회의 내용을 듣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시스템적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당분간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에 대해 경계감을 갖고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금융업권별 감독부서, 뉴욕사무소 합동으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미국 SVB 사태가 국내 금융회사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이 원장은 "이번 사태는 SVB의 특수한 영업구조가 최근 금융긴축 과정과 맞물려 발생한 경우"라면서 "미국 정부 및 감독당국이 12일 SVB의 모든 예금자를 보호하기로 조치함에 따라 시스템적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유사한 영업구조를 갖는 미국 내 금융회사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등 당분간은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경계감을 갖고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SVB는 거액 기업예금 위주로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예금자보호대상이 아닌 예금이 87.6%에 달한다. 또, 총자산의 56.7% 등 자산 대부분을 장기 유가증권에 투자해 금리상승으로 예금조달비용이 증가하고 채권 평가손실 발생했다. 결국 예금인출이 증가하자 유동성 문제에 봉착했다.

금감원은 점검 결과 은행·비은행 금융회사 모두 자산부채 구조가 SVB와 다르고, 양호한 자본비율 및 유동성비율과 견조한 수익성 등 근본적 차이를 감안할 때 국내 금융회사는 일시적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상당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봤다.

특히 국공채 보유 비중이 높은 일부 금융회사의 경우에도 보유 만기(듀레이션)가 길지 않고 최근 금리상승기에 투자된 비중이 높다. 금리상승이 채권평가에 미치는 영향이 이미 반영돼 있어 추가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은행권은 예대업무 위주로 유가증권 비중(총자산 중 18%)이 낮으며,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등 유동성 상황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은행의 외화 LCR의 경우에도 지난 10일 기준 143.7%로, SVB 사태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경우에도 충분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인터넷은행의 경우에도 자금조달이 예금자보호 대상인 소액·소매자금으로 이뤄져 단기간 내 자금이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됐다. 중소서민금융회사는 여신 위주의 자금을 운용하고, 최근 자금조달여건이 호전되면서 유동성이 안정적인 상황이다. 작년 12월 말 유동성성비율은 저축은행 177.1%, 카드 385.4%, 캐피탈 202.3%로 집계됐다.

보험회사의 경우 국공채 보유 규모가 크나, 자산부채 만기구조 매칭관리와 IFRS 17 시행으로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이 안정적으로 통제되고 있다. 증권사 또한 유동성비율 등 건전성 지표가 양호한 상황이다.

이날 이 원장은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회사별로 마련된 비상자금조달계획 점검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이 원장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및 대출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을 점검하고, 위기 국면에도 문제가 없는 수준의 유동성·손실 흡수능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며 "미국 등 현지 감독당국과의 소통, 협력 채널을 최대한 가동해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감원은 국내 가상자산 또는 핀테크 업계 등이 이번 사태로 인해 자금공급이 위축되지 않도록 규제개선 필요사항을 발굴·추진하고 업권과 지속적인 소통을 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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